日 올해도 어김없이 야스쿠니 참배… "한일관계 영향은 제한적"

전문가 "정부 입장 바꿀 필요 없지만 적시에 유감 표명은 해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17일 야스쿠니 신사에 봉납한 공물. 2023.10.17 ⓒ AFP=뉴스1 ⓒ News1 정지윤 기자

(서울=뉴스1) 노민호 기자 = 올해도 '일본 군국주의 상징' 야스쿠니(靖國) 신사의 가을제사를 맞아 일본 정치인들의 참배 및 공물 봉납이 이어지고 있다.

제사 첫날인 17일엔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총리가 공물을 봉납했고, 니시무라 야스토시(西村康稔) 경제산업상과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경제안보상·신도 요시타카(新藤義孝) 경제재생담당상 등 장관급 각료 3명은 신사를 찾아 직접 참배했다.

특히 18일엔 '다 함께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는 국회의원 모임' 소속 여야 국회의원들이 집단 참배에 나설 예정이다. 우리 정부는 일본 측의 이 같은 행태에 외교부 대변인 명의 성명을 통해 유감을 표명하며 '잘못된 역사 인식'을 지적한다는 계획이다.

일본 최대 규모 신사인 야스쿠니엔 도조 히데키(東條英機) 등 제2차 세계대전 당시 A급 전범 14명을 비롯해 일본이 벌인 주요 전쟁에서 사망한 군인·민간인 등 246만여명이 합사돼 있다.

이와 관련 임수석 외교부 대변인은 전날 정례브리핑에서도 "일본의 과거 침략전쟁을 미화하고 전쟁 범죄자를 합사한 야스쿠니 신사에 일본의 책임 있는 지도급 인사들이 또다시 공물을 봉납하거나 참배를 되풀이했다"며 "깊은 실망과 유감"을 표명했다.

그러나 우리 정부의 이 같은 조치에도 불구하고 일본 정치인들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 및 공물 봉납 행위는 앞으로도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 이들은 야스쿠니 신사를 군국주의 상징으로 간주하는 우리나라·중국 등과 달리 '현충 시설'쯤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일본 정치인들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와 그에 따른 우리 정부의 비판 성명이 연례행사처럼 매년 반복되면서 "참배 행위에 대한 '경각심' 자체가 떨어지는 현상마저 나타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조진구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일본센터장도 "일본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는 연례적으로 진행돼왔기에 한일관계에 직접적인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조 센터장은 "우리 정부가 (야스쿠니 신사 참배에 관한) 지금까지의 입장을 바꿀 필요는 없지만 적시에 몇 번이건 유감 표명 등을 하는 건 필요하다"며 "그러지 않는다면 일본을 향한 '잘못된 시그널'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ntiger@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