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이스라엘로 軍 수송기 파견… 오늘 밤 163명 귀국(종합)
13일 텔아비브 도착, 이날 새벽 귀환길 올라
일본인 51명·싱가포르인 6명도 함께 탑승
- 허고운 기자, 노민호 기자
(서울=뉴스1) 허고운 노민호 기자 = 정부가 최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기습공격 이후 사실상 전시 상황에 놓인 이스라엘에 공군 수송기를 파견했다. 현지 체류 우리 국민 가운데 귀국 희망자를 데려오기 위해서다.
외교부와 국방부는 14일 공동 보도자료를 통해 "이스라엘에 체류 중인 장기 체류자 81명, 단기 여행객 82명 등 우리 국민 163명이 정부가 제공한 군 수송기 KC-330 '시그너스'를 통해 오늘 밤 한국에 도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우리 공군이 운용하는 다목적 공중급유수송기 KC-330 1대가 전날 오전 11시47분쯤 김해국제공항을 이륙, 이스라엘 텔아비브로 향했다. KC-330은 약 15시간의 비행 끝에 우리시간 14일 오전 2시15분쯤 텔아비브 벤구리온 공항에 도착했다.
그리고 수송기는 사전에 주이스라엘대사관을 통해 수송기 탑승을 신청한 우리 국민들을 태우고 14일 새벽 텔아비브를 출발해 현재는 안전한 지역에서 비행 중에 있으며, 이날 밤 성남 서울공항에 착륙할 예정이다.
관계 당국에선 이번 수송기 투입을 위해 대만, 베트남, 캄보디아, 태국, 미얀마, 인도, 오만, 사우디아라비아, 요르단 등의 영공 통과 협조를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 당국자는 "지난 7일 개시된 이스라엘·하마스 간 무력충돌이 급격히 심화하고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 대한 (이스라엘의) 군사작전도 임박한 것으로 관찰되는 상황"이라며 "대한항공을 비롯한 항공사들의 텔아비브 공항 취항도 중단 또는 취소돼 (우리 국민 이송을 위해) 군 수송기를 파견하기로 결정했다"라고 설명했다.
정강 외교부 영사안전국장을 팀장으로 하는 외교부 신속대응팀과 국방부 소속 의료진도 현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이 수송기에 함께 탄 것으로 전해졌다.
13일 기준 이스라엘에 체류 중인 우리 국민은 교민 등 장기 체류자 약 520명, 여행객·성지순례객 등 단기 체류자 약 110명 등 총 630명가량이었다.
이번 수송 작전으로 귀국을 희망하는 모든 국민이 이스라엘을 벗어났으나 여전히 460여명의 우리 국민이 체류 중이다. 정부는 이들에게 육로와 제3국 항공편 등을 이용해 안전한 곳으로 이동할 것을 지속 권고키로 했다. 외교부는 해당 지역의 전쟁 상황이 악화될 경우 특별여행경보 3단계에 해당하는 '철수 권고' 발령도 검토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군 수송기를 통한 우리 국민의 귀국 지원을 계기로 인도적 차원에서 일본 국민 51명과 싱가포르 국민 6명도 KC-330에 함께 탑승했다.
우리 정부는 KC-330에 우리 국민 150여명을 태울 경우 80여석 규모의 좌석이 남을 것으로 보고 지난 12일 오후 이스라엘 주재 일본대사관 측에 '희망자가 있을 경우 일본인 탑승도 지원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하기도 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기왕 우리 군 수송기를 투입한 상황에서 '여유 좌석이 있다면 협조를 제공할 수 있겠다'는 차원에서 (일본 측에) 제의했다"라고 설명했다.
우리 정부는 지난 4월 수단 내 무력충돌에 따라 현지 교민들을 철수시키는 '프라미스 작전' 때도 현지 체류 일본인 등 일부 외국인들을 우리 KC-330 수송기에 함께 태운 적이 있다.
이번에 이스라엘 체류 우리 국민들이 타고 오는 KC-330 수송기는 여객기를 개조해 만든 기체다. 이 항공기는 지난 4월 수단 내 무력충돌에 따라 현지 교민들을 철수시키는 '프라미스 작전'과 2021년 8월 아프가니스탄 특별기여자과 가족을 국내로 수송한 '미라클 작전' 때도 투입됐다.
hg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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