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년 만에 열린 한일 차관전략대화… "北도발·위협 강력 규탄"(종합2보)

외교부 "한미일 공조로 국제사회 단합 대응 견인"
연내 정상회의 개최 등 한일중 협력 방안도 논의

정호진 외교부 1차관(오른쪽)과 오카노 마사타카 일본 외무성 사무차관. 2023.10.5/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서울=뉴스1) 노민호 이창규 기자 = 우리나라와 일본 외교당국 간의 차관급 전략대화가 9년 만에 개최됐다.

장호진 외교부 제1차관과 오카노 마사타카(岡野正敬) 일본 외무성 사무차관은 5일 오전 서울 외교부 청사에서 만나 제14차 '한일 차관전략대화'에 임했다. 한일 양측은 약 2시간 동안 진행된 전략대화 뒤 오찬을 통해서도 협의를 이어갔다.

'한일 차관전략대화'는 한일 양국관계와 지역·국제문제 등을 보다 큰 틀에서 논의하고 서로 협력해가자는 취지에서 지난 2005년부터 가동한 협의체다. 그러나 이 대화는 양국 관계 악화 등의 영향으로 2014년 10월 일본 도쿄에서 진행된 제13차 대화를 끝으로 열리지 못했다.

이런 가운데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가 올 3월 정상회담에서 '미래지향적 한일관계 구축' 필요성에 공감, 그간 가동되지 못했던 양국 당국 간 협의체를 재개하기로 뜻을 모으면서 차관전략대화도 재가동됐다.

한일 외교차관들은 이날 비공개로 진행된 대화에서 3월 당시 우리 정부의 일제강점기 강제동원 피해배상 해법(제3자 변제) 제시와 함께 시작된 양국관계 개선 '모멘텀'을 이어가기 위한 방안들을 논의한 것으로 보인다.

또 일본 후쿠시마(福島) 제1원자력발전소 부지 내 방사성 오염수의 해양 방류 처분과 관련해 여전히 계속되고 있는 한국 내 불안과 불만 요인들을 보다 적극적으로 해소하기 위한 협의도 이뤄졌을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외교부 당국자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한일 간 민감한 현안들은 양국관계 관리 차원에서 다뤄진다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정호진 외교부 1차관(오른쪽)과 오카노 마사타카 일본 외무성 사무차관. 2023.10.5/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아울러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 및 도발 위협에 따른 한일·한미일 간 공동 대응 방안과 더불어 지난달 북러정상회담 관련 동향에 대한 평가와 후속 조치 등도 이번 한일 차관전략대화에서 다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달 13일 정상회담에서 무기거래·군사기술 이전 등 상호 군사협력과 물류·교역 활성화 및 북한 노동자의 러시아 파견 등 경제협력 사업 재개에 관해 집중 논의한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에 대해 외교부 당국자는 "북한의 지속되는 핵·미사일 도발과 위협을 한일 양국 차관이 강력히 규탄했다"며 "한미일의 긴밀한 공조를 바탕으로 국제사회의 단호하고 단합된 대응을 견인해가자는 데 의견을 같이한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한미일·한일중 협력 방안도 (차관 대화 의제에) 포함됐다"며 "그런 차원에서 유관부서 담당자도 (오늘 대화에) 다 참석했다"고 전했다.

우리 정부는 연내 서울에서 한일중 정상회의를 개최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또 내년부턴 2024~25년 임기 유엔안전보장이사회 비상임이사국으로서 상임이사국 미국, 2023~24년 임기 안보리 비상임이사국인 일본과 안보리 활동을 함께한다.

한일 양국은 이번 전략대화 외에도 양국 간 소통 채널 복원을 계속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외교부 당국자는 "앞으로 각 기관 간의 신규 협의도 추진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오카노 차관은 이날 오후엔 박진 외교부 장관도 예방했다.

ntiger@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