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정 자연' DMZ… 검문소 초병들 모습에선 긴장감도

'자유·평화 대장정' 2기 출정식… DMZ 평화의 길 524㎞ 걷기
국방차관 "자유·평화, 영웅들 피·땀·눈물의 대가임을 기억해야"

4일 오후 경기 파주시 임진각 평화누리공원에서 DMZ 자유·평화 대장정 참가자들이 출정식을 마치고 민북지역 생태탐방로를 따라 걷고 있다. 2023.10.4/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파주=뉴스1) 박응진 기자 = 4일 오후 경기도 파주시 민간인출입통제선(민통선) 내 비무장지대(DMZ) 생태탐방로 철책 너머로 노랗게 물든 논이 펼쳐졌다. 머리 위론 임진각에서부터 민통선 구간을 오가는 곤돌라가 관광객들을 실어 날랐다.

그러나 민통선 내에선 잘 보존된 자연경관뿐만 아니라 이곳이 남북한 접경지임을 일깨워주는 긴장감도 확인할 수 있었다.

생태탐방로 출입문엔 소총으로 무장한 군 장병들이 서 있고, 탐방로 중간 중간엔 초소와 엄폐물이 설치돼 있었다. 검문소와 초병은 물론, 생태탐방로 내 철주 등 또한 사진·동영상 촬영이 제한됐다. 우리나라가 '정전'(停戰) 상태에 있음을 다시 한 번 깨닫는 순간이었다.

이날 파주 소재 DMZ 생태관광지원센터에선 'DMZ 자유·평화 2차 대장정' 제2기 출정식이 열렸다.

DMZ는 1953년 체결된 한국전쟁(6·25전쟁) 정전협정에 따라 적대행위 재발 방지를 위해 남북한 사이에 설정한 폭 4㎞의 완충지대다.

'DMZ 자유·평화 대장정'은 올해 정전 70주년을 맞아 '자유'의 소중함을 되새기는 동시에 인구 감소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접경지 경제 활성화를 돕기 위한 취지에서 행정안전부·국방부·문화체육관광부 등 부처와 경기·인천·강원 등 3개 접경 지자체가 공동으로 마련한 행사다.

대장정은 6박7일간 청정한 자연이 보존된 'DMZ 평화의 길 524㎞'를 따라 걸으며 생태·안보 관광지를 탐방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참가자들은 이를 통해 6·25전쟁의 상흔과 남북 분단의 아픔을 돌아보게 된다.

4일 오후 경기 파주시 임진각 평화누리공원에서 DMZ 자유·평화 대장정 참가자들이 출정식을 마치고 민북지역 생태탐방로를 따라 걷고 있다. 2023.10.4/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이날 대장정에 나선 70명은 전체 6회 행사 중 2기 원정대로서 파주에서 강원도 고성까지 접경지 10개 시·군 총 524㎞를 횡단한다. 이 가운데 걷는 거리는 104㎞다.

DMZ 자유·평화 대장정의 3~6기 원정대는 이달 중순부터 순차적으로 출발하며, 내달 19일 모든 일정이 마무리된다.

이날 출정식에 함께한 신범철 국방부 차관은 개회사를 통해 "지난 70년간 우리가 누렸던 자유와 평화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희생한 영웅들의 피·땀·눈물의 대가임을 기억하고, 그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갖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2기 원정대를 이끄는 김학면 대장(60)은 취재진과 만나 "정전 70주년을 맞아 우리나라의 자유와 평화가 얼마나 소중한 지를 두 발로 걸으며 느끼고자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출정식을 마친 뒤 원정대와 신 차관, 오후석 경기도 행정2부지사, 김경일 파주시장, 조원용 경기관광공사 사장, 서진하 육군 제1보병사단장(소장) 등은 갑자기 쏟아진 비에도 통일대교 남단까지 DMZ 생태탐방로 일부를 함께 걸었다.

통일대교는 고(故) 정주영 현대 회장의 1998년 '소떼 방북'이 이뤄진 곳이다. 정 회장은 분단 이후 판문점을 통과해 북한 땅을 밟은 첫 번째 민간인이다.

DMZ 생태탐방로 등이 포함된 'DMZ 평화의 길' 테마 노선은 올 4월 일반에 개방됐다. 접경지 인근을 직접 둘러수 있는 이 노선은 10개 지역에서 11개 코스가 운영되고 있다.

pej86@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