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장면도 먹고 북한산도 가고…' 박진-왕이, 올해는 약속 지키나

직년 8월 회담서 뜻 모았지만 왕이 방한 무산으로 불발
11월 예정 '한일중 외교장관회의' 계기 성사 여부 주목

박진 외교부 장관(왼쪽)과 왕이 중국 외교부장. (외교부 제공)

(서울=뉴스1) 노민호 기자 = 박진 외교부 장관과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이 이르면 오는 11월 중 우리나라에서 '등산'을 함께할 수 있을 것으로 보여 주목된다. 왕 부장이 한일중 외교장관회의 참석차 11월 중 우리나라를 찾을 것으로 예상되면서다.

29일 외교가에 따르면 '소문난 등산광'인 박 장관과 왕 부장은 작년 8월 중국 칭다오(靑島)에서 열린 한중외교장관회담 때 '다음에 만나면 함께 등산하자'고 약속했다.

박 장관이 회담 말미에 왕 부장의 방한을 요청하자 왕 부장 또한 "같이 자장면을 먹으러 가자"고 화답했고, 이에 박 장관은 "(왕 부장이) 한국에 오면 같이 북한산 등산도 하고 제일 맛있는 자장면도 먹으면 좋겠다"고 밝혔다고 한다.

이후 박 장관은 왕 부장 방한시 함께할 등산 코스를 직접 짜기도 했다는 후문이다. 왕 부장은 당초 작년 말 박 장관과의 두 번째 한중외교장관회담을 위해 우리나라를 방문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왕 부장 방한을 앞두고 중국 내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다시 확산되기 시작한 데다, 올해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 제3기 체제' 출범을 앞두고 외교부장 등 교체 인사가 단행되면서 박 장관과 왕 부장의 동반 등산도 기약 없이 미뤄지게 됐었다.

그러던 중 왕 부장이 외교부장직을 떠나지 7개월 만인 올 7월 다시 외교부장직을 맡은 데다 연내 방한마저 조율되면서 박 장관과의 등산 약속이 실현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박진 외교부 장관(오른쪽)과 탄야 파욘 슬로베니아 부총리 겸 외교장관.

우리나라와 중국·일본의 외교차관보들은 이달 26일 서울에서 열린 3국 고위급 회의(SOM)에서 3국 정상회의의 조기 개최 의사를 재확인하고, 그에 앞서 11월 중 부산에서 3국 외교장관회의를 진행하는 방안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이와 관련 박 장관은 7월 열린 '한중일 국제협력 포럼'에 보낸 축사에서 왕 부장에게 "북한산을 등반하고 같이 자장면을 먹자"며 1년 전 약속을 재차 상기했다. 당시 포럼에 참석한 왕 부장 또한 박 장관의 축사에 사의를 전하며 "(중국) 태산(泰山)에도 올라 천하를 구경했으면 한다"고 말했다고 한다.

박 장관은 앞서 7월 탄야 파욘 슬로베니아 부총리 겸 외교장관 방한 땐 북악산을, 그리고 8월엔 필립 골드버그 주한미국대사와 북한산을 각각 오르는 등 등산을 각국 인사들과 친교를 쌓는 데 적극 활용하고 있다.

따라서 왕 부장이 호응하기만 한다면 이번 3국 외교장관회의 참석차 방한하는 과정에서 서울이 아닌 다른 곳에서라도 충분히 등산을 함께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 섞인 전망이 나온다.

그간 미국·일본과의 관계 강화에 집중해온 우리 정부는 연내 한일중 정상회의 개최와 2024~25년 유엔안전보장이사회 비상임이사국 수임 등을 앞두고 중국과도 소통 강화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박 장관과 왕 부장의 등산이 성사된다면 양국 간 교류 활성화는 물론, 추후 시 주석 방한 추진 등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된다.

ntiger@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