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왕이, 7개월 만에 외교부장 '컴백'… 한중관계엔 어떤 영향?
'한국·일본과의 관계 증진' 강조… 3국 정상회의 탄력 받을 듯
작년 말 코로나19 재유행 등에 '불발'됐던 방한 재추진 전망도
- 노민호 기자, 이창규 기자
(서울=뉴스1) 노민호 이창규 기자 = 왕이(王毅)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겸 중앙 외사판공실 주임이 7개월 만에 다시 '외교부장'으로 복귀했다. 이에 따라 향후 한중관계 등 역내 정세에도 변화가 올지에 관심이 쏠린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 체제에서 10년 간 외교부장으로 활동했던 왕 위원은 작년 말 친강(秦剛) 부장에게 직을 물려준 뒤 외교 분야 최고위직인 당 중앙 외사판공실 주임을 맡아 그간 중국의 '외교 사령탑' 역할을 해왔다.
그러나 중국 전국인민대표회의(전인대) 상무위원회는 25일 친 부장을 면직하고 왕 위원을 외교부장으로 재선임했다고 밝혔다. 친 부장은 최근 한 달 동안 공개석상에 모습을 보이면서 건강 이상 등 각종 '설'(說)에 휩싸였던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전문가들 사이에선 '전랑 외교'의 대표주자로 불렸던 친 부장이 아닌 왕 위원이 다시 중국 외교부장을 맡음에 따라 그간 누적돼온 한중 간 갈등이 완화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왕 위원이 최근 '한중 및 한중일 관계 증진'의 필요성을 부쩍 강조하고 있단 이유에서다.
일례로 왕 위원은 이달 초 중국 산둥(山東)성 칭다오(靑島)에서 열린 '2023 한중일 3국 협력국제포럼(IFTC)' 참석 당시 한중일 3국 간 관계 증진을 위한 민간 교류 활성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당시 한중관계는 싱하이밍(邢海明) 주한중국대사의 내정간섭 논란으로 경색 국면이 심화되던 상황이었다.
왕 위원은 이후 14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린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관련 외교장관회의 참석을 계기로 열린 박진 외교부 장관과의 회담을 통해서도 '한중일 정상회의·외교장관회의 등 3국 협력 협의체의 재활성화를 위해 적극 노력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왕 위원은 같은 날 하야시 요시마사(林芳正) 일본 외무상과의 회담에서도 한중일 3국 고위급(차관) 회담 개최를 제안했다고 한다.
특히 왕 위원은 당시 박 장관과의 회담을 위해 당초 예정됐넌 영국 외교장관과의 회담을 '약식 회동'으로 바꾼 것으로 알려져 그만큼 한중관계 관리을 신경 쓰고 있음을 보여준 것으로 해석된다.
이 때문에 왕 위원이 중국 외교부장직을 수행하는 기간 다른 '돌발 변수'가 생기지 않는 한한중 간 대화 촉진 등 관계 증진 기조는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 경우 우리 정부가 연내 개최를 추진 중인 한중일 정상회의에도 탄력이 붙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
아울러 왕 위원이 작년 말 방한을 추진하다 중국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유행 및 외교부장 교체로 '불발'됐던 점을 고려할 때 왕 위원의 방한 및 한중외교장관회담 개최가 재추진될 수 있단 관측도 제기된다.
왕 위원은 작년 8월 칭다오에서 열린 박 장관과의 한중외교장관회담 땐 "자장면을 먹으러 한국을 가겠다"고 말했고, 이에 박 장관도 "한국을 방문하면 나와 같이 북한산 등산도 하고 제일 맛있는 자장면을 함께 먹으면 좋겠다"고 화답한 적이 있다.
이와 관련 이동규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도 "왕 위원은 박 장관과 친분이 있는 만큼 그의 외교부장 재선임은 한중 간 외교적 소통이나 고위급 회담 등에도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 위원은 "왕 위원이 지금 당장은 방한을 검토하고 있진 않겠지만, 방한한다면 중국의 한중관계 악화 방지 및 전환 의지로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ntige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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