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효 "美, 핵·비핵 능력 등 배합해 한미 연합전력에 보탤 것"

(서울=뉴스1) 허고운 기자 = 김태효 국가안보실 제1차장이 "미국은 한미 확장억제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자신의 핵능력, 비핵 능력, 미사일 방어능력, 우주 사이버전 능력을 종합적으로 배합해 한미 연합전력에 보탤 것"이라고 밝혔다.

김 차장은 22일 한국국방안보포럼과 한국군사문제연구원이 개최한 '워싱턴 선언의 의미와 한국형 확장억제의 나아갈 방향'을 주제로 서울 영등포구 공군호텔에서 개최한 국제 안보전문가 세미나에 보낸 서면 기조연설을 통해 "워싱턴 선언은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을 원천적으로 봉쇄하기 위한 것"이라며 이같이 설명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지난 4월 백악관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 당시 한미 핵협의그룹(NCG) 신설과 전략핵잠수함(SSBN) 등 미군 전략자산의 정례적 가시성 증진 등 미국의 확장억제 공약 강화를 위한 일련의 조치를 담은 '워싱턴 선언'을 발표했다.

'확장억제'란 미국이 적대국의 핵·미사일 위협으로부터 동맹국을 보호하기 위해 핵능력과 재래식전력, 미사일방어능력 등 억제력을 미 본토 방위에 상응하는 수준으로 제공하는 개념을 말한다.

김 차장은 "한국은 한국형 3축 미사일 방어체계를 전진시키면서 우리의 비핵 무기체계를 미국 핵무기와 결합하는 연합작전·훈련 체계를 수립할 것"이라고 소개했다.

신범철 국방부 차관도 이날 세미나 축사를 통해 "워싱턴 선언은 한미 정상 차원에서 미국의 '핵우산'을 포함한 확장억제를 집중적으로 다룬 역대 최초의 공동선언문"이라며 "과거와는 질적으로 다른 수준의 강화된 확장억제 공약을 담고 있다"고 평가했다.

신 차관은 "한미는 양국 정상이 워싱턴 선언에서 약속한 확장억제 강화 방안을 구현함으로써 압도적이고 결정적인 힘을 갖추는 데 매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김열수 군사문제연구원 안보전략실장은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확장억제와 한미동맹 확장억제: 비교를 넘어'에 관한 이날 세미나 주제 발표에서 "워싱턴 선언으로 한미의 확장억제 체제는 나토 체제와 대단히 비슷해졌다"고 분석했다.

김 실장은 "나토처럼 참모 그룹과 기술적 조언 그룹의 신설을 검토하는 등 한미동맹 확장억제 체제를 제대로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또 세미나 토론자로 나선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도 "워싱턴 선언은 북한 핵대비의 핵심인 확장억제를 최대치로 강화하는 제도적 장치 마련에 나선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며 "한국은 확장억제를 미국이 추진하는 통합억제와 연동하는 노력도 기울여야 한다"는 견해를 제시했다.

김두연 신미국안보센터(CNAS) 연구원은 워싱턴 선언에 대해 "미국이 나토와 함께하는 것보다 더 많은 3개의 새로운 도상연습(TTX)가 추가된 것도 의미가 있다"며 "한미일 3국은 3자 안보협력을 강화하고 북한과 중국 관련 위기 사태에 대한 연합비상계획을 협의하고 연습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밖에 라몬 파체코 파르도 영국 런던 킹스칼리지 교수는 '북핵 위협과 한미동맹의 전략적 대응'에 관한 주제 발표에서 "최근 미국의 정치적 불안정성을 고려할 때 한국은 한미동맹과 북한의 핵위협에 대처하기 위한 자체 역량을 균형 있게 조화시킬 가장 적절한 방법을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황용수 국제원자력대학원 교수는 '한미 간 원자력을 통한 전략동맹' 주제 발표에서 "한미 정부 및 원자력 산업계는 조속한 시일 내에 새로운 전략적 원자력 동맹 체제를 구축하고 새 국제질서 구축 및 '넷 제로'(온실가스 배출량과 흡수량이 동일해 온실가스 순배출량이 0이 되는 것) 시대를 맞은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 구축의 전도사로서의 역할을 수행할 것을 기대한다"고 전했다.

이날 세미나엔 현인택 국방안보포럼 공동대표(전 통일부 장관)와 김형철 군사문제연구원장 등 민관군 전문가 150여명이 참석했다.

hg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