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국제해양법재판관 선거…외교부 "총력전 전개"

세 번째 한국인 재판관 나올지 주목…아태지역 2자리 두고 일본·이라크와 경합

이자형 외교부 국제법률국장.(외교부 제공)

(서울=뉴스1) 노민호 기자 = 이번 주 개최되는 국제해양법재판소(ITLOS) 재판관 선거에서 우리나라에서 세 번째 재판관을 배출할지 주목된다.

외교부에 따르면 현지시간으로 오는 12~16일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제33차 유엔해양법협약(UNCLOS) 당사국총회'가 진행된다. 이 기간 중 14일 ITLOS 재판관 선거가 치러진다.

이번 선거에서 한국은 아시아태평양 몫인 2자리를 두고 일본, 이라크 등과 경합을 펼친다. 한국에선 이자형 외교부 국제법률국장이, 일본에선 호리노우치 히데히사(堀之內秀久) 전 주네덜란드 대사, 이라크에선 무함마드 하무드 전 외무차관이 후보로 나섰다.

우리 정부는 지난 2021년 12월 이 국장을 ITLOS 재판관 후보로 지명한 후, 본부 등을 통해 '후방 지원'을 전개해 왔다. 이 후보자도 직접 발로 뛰며 지지교섭 활동을 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ITLOS는 해양 국가인 우리나라의 번영에 필수적인 바다의 평화를 유지하는 데 핵심적인 기관"이라며 "우리 정부는 본부와 주유엔대표부를 중심으로 재외공관과의 긴밀한 협조 하에 총력전을 전개해오고 있다"라고 말했다.

ITLOS는 국가 간 해양분쟁 해결을 위해 UNCLOS에 따라 1996년 설립된 국제재판소로서 독일 함부르크에 있다.

ITLOS 재판관은 모두 21명으로 UNCLOS 당사국 총회에서 3년마다 7명씩 비밀투표로 신임 재판관을 뽑는다. 재판관의 임기는 9년(연임 가능)이다. 이들은 UNCLOS 해석·적용에 관한 분쟁 해결을 담당하며, 자국의 분쟁 재판에도 참여할 권리를 갖는다.

독일 함부르크에 있는 국제해양법재판소(ITLOS)의 법정 정문.ⓒAFP=뉴스1

이 국장은 외교부 내에서 '해양법 전문가'로 통한다. 그는 UNCLOS 당사국 회의 수석대표, 유엔공해어업협정협상 수석대표, 국가관할권 이원지역의 해양생물다양성(BBNJ) 협상 수석대표, 한중 해양경계확정협정 실무수석대표 등을 거쳤다.

정부가 국제법 학자 출신이 아닌 현직 외교관을 ITLOS 재판관 후보로 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실제 현재 ITLOS 재판관 21명 가운데 19명이 정부 관료 출신이다. 또 이들 중 17명은 이 국장처럼 각국 외교부에서 국제법을 담당하고 있다.

외교부 당국자는 "이 국장은 오랜 실무 경험을 토대로 해양법 관련 현안에 대한 통찰력을 보유한 인사"라며 "당선을 통해 해양법 분야에서 우리나라의 위상이 제고되고 기여가 확대되길 기대한다"라고 밝혔다.

우리나라 출신의 ITLOS 재판관은 고려대 교수 출신의 고(故) 박춘호 재판관(1996~2008년)과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 출신의 백진현 ITLOS 재판관이 있다. 백 재판관은 2009년부터 현재까지 재직 중이다. 백 재판관은 지난 2017년 10월 ITLOS 재판소장에도 당선돼 2020년 10월까지 소장직을 수임하기도 했다

이 국장이 당선된다면 최근 정부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비상임이사국으로 진출에 이어 외교가의 '겹경사'가 될 것이라는 이른 평가도 나오고 있다.

ntiger@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