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 "한미 정상성명, 특정국 겨냥 아냐"…中 항의에 설명

주중공사, 中 외교부 국장과 면담… "원칙적 입장 재확인"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한미 정상회담 공동 기자회견을 마친 후 악수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2023.4.27/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서울=뉴스1) 허고운 기자 = 정부가 최근 발표된 한미 정상회담 공동성명 내용이 "보편적 가치를 공유한 양국의 미래지향적 협력 확대를 위한 것으로 특정국을 겨냥한 것이 아니다"라는 입장을 중국 측에 설명했다.

29일 외교부에 따르면 강상욱 주중 대사관 정무공사는 지난 27일 류진쑹 중국 외교부 아주사(司) 사장(아시아 담당 국장)을 만난 자리에서 정부의 분명한 입장을 전달했다.

중국 외교부는 전날 류 사장이 강 공사를 만나 한미 공동성명의 중국 관련 '잘못된 표현'에 대해 '엄숙한 교섭'을 제기하고 강렬한 불만을 표했다고 밝힌 바 있다. '엄숙한 교섭'은 중국이 외교적 항의를 제기할 때 쓰는 표현이다.

중국 측은 공동성명 내용 중 "역내 안보와 번영의 필수 요소로서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 유지의 중요성을 재확인했다"는 등의 내용에 대해 항의한 것으로 해석됐다.

이와 관련 강 공사는 류 사장에게 이번 공동성명의 대만해협 관련 내용은 2021년 한미 정상 공동성명을 포함해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이 중요하다는 원칙적인 입장을 재확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고 외교부는 전했다.

또한 대만해협의 긴장 고조 상황은 안보·경제 등 제반 측면에서 이 지역과 국제사회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한국을 포함한 국제사회가 큰 관심을 갖고 주시하고 있으며 양안 관계의 평화와 안정이 지속되기 바란다고도 말했다.

대만해협에서의 평화와 안정 유지를 강조하는 문구는 문재인 정부 당시인 2021년 한미 정상 성명에 처음 들어갔고, 작년 초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방한 계기 성명에 이어 이번까지 3년 연속 포함됐다.

중국은 작년 성명 발표 때도 외교부 인사가 주중 한국대사관 인사를 통해 항의 입장을 전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은 '하나의 중국' 대외 기조를 유지하며, 이 때문에 다른 나라의 대만 관련 언급 자체를 '내정간섭'으로 간주한다.

한편 외교부 당국자는 중국이 장진호 전투를 '기적'으로 표현한 윤석열 대통령의 미 의회 연설 내용에 반발한 데 대해서는 "한국전쟁이 북한의 남침으로 발발했고, 중국이 참전했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역사적 사실"이라는 입장을 고수했다.

이 당국자는 "우리는 70여년 전 한미 양국의 젊은이들이 장진호 전투 등 수많은 전장에서 침략자들로부터 이 땅의 자유와 평화를 지키기 위해 함께 피 흘리며 싸웠던 숭고하고도 고귀한 역사를 잊지 않고 있으며, 한미 간 포괄적 전략 동맹을 앞으로도 더욱 공고히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hg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