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미군 '아파치' 사격훈련 재개되나… 軍-주민 갈등 '해소' 기대

영평사격장 "조속한 정상화" 공감… 내년 소음피해 보상 전망
수성사격장은 '4월 해병대 사용' 합의… 추가 협의 결과 주목

육군 AH-64 '아파치' 헬기. 2022.9.20/뉴스1 ⓒ News1 장수영 기자

(서울=뉴스1) 박응진 기자 = 군 사격장 인근 거주 주민들의 소음 피해 등 불편 호소와 그에 따른 훈련 중단을 문제를 둘로산 군 당국과의 갈등이 점차 해소될 기미를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그간 중단됐던 주한미군 AH-64 '아파치' 공격헬기의 국내 사격장 이용 훈련이 재개될 수 있을지에 관심이 모아진다.

주한미군은 지난 2017년까지만 해도 경기 포천 소재 로드리게스(영평) 사격장에서 '아파치' 헬기의 사격훈련을 실시해왔지만, 2018년 7월부터 이 사격장 이용을 중단했다. 그해 1월 훈련 중 도비탄(표적이 아닌 나무·바위 등에 맞아 튕겨 나온 탄) 사고가 발생한 뒤 인근 주민들의 훈련 반대 요구가 커졌기 때문이다.

이후 주한미군은 2019년 1월부터 우리 군의 지원을 받아 경북 포항 수성사격장에서 아파치 헬기 사격훈련을 실시했지만, 이곳에서도 인근 주민들이 소음 피해를 농성을 벌이는 등 훈련 중단을 요구하고 나섬에 따라 결국 2020년 10월부로 아파치 사격 훈련이 중단됐다.

이 때문에 주한미군에 배속된 아파치 헬기 조종사들은 그간 조종사 자격 유지를 위한 필수 평가사격을 국외에서 진행해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로버트 에이브럼스 당시 한미연합사령관 겸 주한미군사령관이 "한국엔 사격훈련을 할 수 있는 곳이 없다"며 공개적으로 불만을 표시했던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에이브럼스 사령관은 2021년 5월 퇴임 직전까지도 "한국 내 훈련장 사용제한은 군사대비태세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우려하며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특히 수성사격장의 경우 주한미군 이전에 우리 해병대의 주요 훈련장 가운데 하나였던 만큼 국민권익위원회까지 나서 소음 피해 등을 호소하는 주민들과 군 당국 간의 중재를 시도했지만, 좀처럼 해법을 찾지 못했다.

육군 AH-64E 아파치 가디언 공격헬기. 2022.7.26/뉴스1 ⓒ News1 사진공동취재단

이런 가운데 작년부터 '군용 비행장·사격장 소음방지 및 피해 보상에 관한 법률'(군소음보상법) 시행되면서 사격장 이용에 관한 군 당국과 인근 주민들 간의 논의에 다시 속도가 붙기 시작했다.

포천 로드리게스 사격장에선 훈련시 발생하는 소음 규모 등을 측정하기 위한 목적의 주한미군 아파치 사격훈련이 작년 7월과 올 2월 등 2차례 실시됐다. 관계 당국과 지자체는 이 측정 결과를 바탕으로 올 연말 소음 피해 보상기준이 고시되면 내년부턴 주민들에 대한 보상이 이뤄지고 사격장 이용도 재개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 국방부는 지난 29일 포천 소재 육군 제5군단에서 신범철 차관 주관으로 민관군이 참여하는 '갈등관리협의회'를 열어 "실질적인 주민 보상책을 조속히 마련해 아파치 헬기 사격훈련의 정상 시행을 추진하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다.

아울러 수성사격장 문제와 관련해선 국방부와 수성사격장 반대대책위원회가 30일 △민관군 협의체 구성과 △주민 지원 사업 추진, 그리고 △해병대의 사격장 사용 재개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양해각서를 체결했단 소식이 들려왔다.

양측 합의에 따라 해병대는 4월 중 3주간 이 사격장에서 편제화기 사격훈련을 할 수 있게 됐다. 해병대의 수성사격장 훈련 또한 2020년 10월 이후 처음이다.

군 당국은 대책위와의 이번 합의에 향후 수성사격장 정상화를 위한 '첫 단추'란 의미가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군 일각에선 앞으로 대책위 등 지역 주민과의 협의가 순조롭게 진행될 경우 주한미군의 이 사격장 이용도 재개될 수 있단 관측이 제기된다.

그러나 군 관계자는 "그 부분은 주민과의 추가적인 소통이 필요하다"며 당장 수성사격장에서의 주한미군 아파치 사격훈련 재개를 기대하기엔 이르다고 선을 그었다.

pej86@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