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군·해병대, 태국에 초등학교 '선물'… 무더위 속 화생방 훈련도
'코브라골드' 잔타부리 등지서 인도적 지원 임무 수행
- 허고운 기자
(잔타부리(태국)=뉴스1) 허고운 기자 = 다국적 연합훈련 '코브라골드' 훈련에 참가한 우리 해군·해병대 장병들이 태국 현지 초등학생들을 위한 학교 건물을 지어주는 등 인도적 지원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5일 군에 따르면 해군·해병대 장병 5명으로 구성된 코브라골드 훈련전대 기동건설대가 미군 21명, 태국군 20명과 함께 지난달 9일부터 태국 잔타부리 반보파이마이 초등학교 건설에 참가했다.
태국 수도 방콕에서 자동차로 5시간 떨어진 중부 잔타부리 지역은 한낮 기온이 섭씨 36도를 넘고 있다. 이곳에서 만난 태극마크의 군복을 입은 우리 장병들은 오는 8일 준공식을 목표로 구슬땀을 흘리고 있었다.
한·미·태국 등 3국 연합군은 학교 내 임시시설과 개인 천막에서 숙식을 이어가면서도 태국의 자라나는 어린이들에게 희망을 심어준다는 생각에 불편함을 잊고 모두가 힘을 모으고 있다고 한다.
해병대 공병중대장 신승민 대위는 "어린아이들이 공부할 공간을 만들 수 있어 자랑스럽다"며 "먼 훗날 태국 어린이들이 한국을 기억해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우리 해군·해병대 장병들은 학교 건립 공사 중 학생들을 위한 '한국어 교실'도 열었다. '한류 붐' 때문에 현지 학생들도 한국어 교실에 많은 관심을 보였다고 한다.
유지성 해병대 일병은 "공사가 진행되는 도중 너무 더워 앉아 있는데 여자아이가 2월14일에 '밸런타이 데이'라며 초콜릿을 주고 하트 스티커도 붙여줬다"며 "언어는 통하지 않지만 감사하다는 진실된 마음을 전달 받아 다시 힘을 내 작업에 임했다"고 말했다.
우리 장병들은 또 휴일엔 미 해군·해병대 장병들과 함께 사타힙에 위치한 발달장애 아동 보육시설을 찾아 청소, 레크리에이션, 기념품 전달 등 봉사활동을 통한 인도적 지원에 나섰다.
아울러 코브라골드 해군·해병대 피해복구 태스크포스(TF)는 지난달 23일부터 이달 3일까진 태국 차층사오 인근 재난구호훈련센터(DRTC) 훈련장에서 피해복구 훈련을 실시하기도 했다.
피해복구 훈련은 재해·재난 등 상황을 가정해 다국적군이 피해복구 절차를 숙달하는 훈련으로, 이번 훈련엔 우리 해병대 화생방 대대가 처음 참가해 활약했다.
이들은 36도 이상 무더위 속에서 화생방 보호의와 양압식 호흡기를 착용한 채 임무를 완수, 우리 해병대의 위용을 다국적군에 알렸다.
태국군 고위 관계자는 "36도 이상 폭염 속에서 화생방 장구를 갖추고 이렇게 완벽하게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건 대한민국 해병대밖에 없을 것"이라며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다국적군 위험성물질 제거 총괄 리더로 임무를 수행한 양준원 해병대 중위는 "코브라골드 훈련을 통해 전문적인 군사적 능력과 강인한 체력, 장소·공간을 가리지 않는 민사지원 능력 등 대한민국 해병대의 우수함을 전 세계에 알릴 수 있었다"고 전했다.
양 중위는 "이번 훈련을 통해 다양한 연합군들과 소통하며 실전 같은 훈련을 통해 더 발전하는 해병대가 될 수 있도록 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번 훈련으로 다국적군과의 연합작전 수행능력을 다진 우리 해군·해병대 장병들은 오는 10일 코브라골드 훈련이 공식 종료되면 귀국길에 오른다.
hgo@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