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연말 연초 '연이은 위협'에 우리 군도 대비태세 강화 집중
핵실험·ICBM 정각 발사 등 각종 도발 가능성 촉각
'참수부대' 등 주요 전력 훈련 공개하며 "임전필승"
- 박응진 기자
(서울=뉴스1) 박응진 기자 = 북한이 연말 연초 무인기와 탄도미사일을 동원해 잇달아 무력도발에 나서는 등 대남 위협수위를 높이고 있다. 이에 우리 군도 관련 대응 조직을 정비하고 각종 훈련에 집중하는 등 대북 대비태세를 유지·강화하고 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에 따르면 김정은 총비서는 지난달 26~31일 열린 당 중앙위원회 제8기 6차 전원회의를 통해 올해에도 '압도적인 군사력 강화'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김 총비서는 특히 2023년 새해 들어 '핵탄'(核彈)을 기하급수적으로 늘리고 전술핵무기를 다량 생산하는 등 '핵무력' 강화계획을 거듭 천명하는 등 대남 핵위협을 역대 최고수위로 끌어올리기까지 했다.
대북 관측통과 국내외 전문가들로부턴 북한이 이처럼 새해 시작과 함께 핵위협을 고조시킨 건 연내 제7차 핵실험을 단행하기 위한 포석이란 해석이 나온다. 로버트 에이브럼스 전 주한미군사령관은 3일(현지시간) 보도된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의 이번 전원회의 결과와 관련해 "북한의 7차 핵실험 가능성이 매우 커졌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박용한 한국국방연구원(KIDA) 선임연구원도 최근 보고서에서 "북한이 우크라이나 전쟁 종료 시점을 기다리거나 전쟁 장기화로 그 파급효과가 줄어들어 대북 문제에 대한 미국의 관심이 다시 커지면 핵실험을 단행할 가능성도 커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외에도 전문가들은 북한이 올해도 작년과 마찬가지로 탄도미사일 발사 등 크고 작은 도발을 지속할 것으로 보고 있다.
북한은 작년 한 해 동안 약 40차례에 걸쳐 총 70여발의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지난달 26일엔 무인기를 우리 영공으로 날려보냈고, 같은 달 31일과 이달 1일엔 각각 '초대형 방사포'(KN-25)를 쏘기도 했다.
북한의 초대형 방사포는 탄도미사일 기술을 적용한 다연장로켓포로서 한미 당국은 단거리탄도미사일(SRBM)로 분류한다. 북한의 모든 탄도미사일 및 그 기술을 이용한 비행체 발사는 유엔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이다.
북한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정상 각도(30~45도) 시험발사도 예고한 상태다.
이런 가운데 우리 군도 연초부터 육해공군과 해병대 등 주요 부대들의 각종 훈련사실을 언론에 공개하며 철저한 대비태세 확립을 강조하고 있다.
육군특수전사령부 흑표부대는 지난달 24일부터 이달 2일까지 강원도 인제군 소재 육군과학화전투훈련단(KCTC)에서 전시 전투수행방법을 숙달하기 위한 훈련을 실시했고, 특수임무여단(특임여단)은 이달 1일 '적지 종심(縱深) 특수훈련'을 통해 전투기술을 연마했다.
특임여단은 유사시 북한 지휘부 제거 등의 임무를 수행하는 부대로서 일명 '참수부대'라고도 불린다. 이번 특임여단 훈련현장은 박정환 육군참모총장이 직접 찾았다.
해병대도 이달 2일 경북 포항 남구 해안 일대에서 상륙돌격훈련을 수행했다.
또 이종섭 국방부 장관은 신년사에서 "북한이 '제2의 무인기' 도발이나 성동격서(聲東擊西)식 무력도발을 언제든 감행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북한의 도발에 즉각 대응할 수 있는 임전필승(臨戰必勝)의 현장즉응태세를 완비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승겸 합동참모의장 또한 신년사를 통해 새해에도 북한과의 '싸움'이 "계속될 것"이라며 군 장병들에게 "군사대비태세·능력을 완비해 승리로 임무를 완수해줄 것"을 당부했다.
이런 가운데 한미 양국 군은 올 3월로 예상되는 전반기 연합연습(자유의 방패·프리덤 실드) 기간 야외 실기동훈련(FTX)을 대폭 강화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한미 당국은 북한의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과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 등 핵·미사일 관련 시설을 비롯해 현재 평양 일대에서 진행되고 있는 열병식 준비 동향 등 또한 계속 추적 감시하고 있다.
이외에도 우리 군은 지난달 30일 고체연료 추진 우주발사체의 성능 검증을 위한 2번째 시험발사에 성공했고, 이달 2일엔 합참 예하의 기존 '핵·대량살상무기(WMD) 대응센터'를 '대응본부'로 확대 개편했다.
고체 우주발사체는 추후 우리 군의 초소형 정찰위성 발사 등에 사용될 예정이다. 또 합참 핵·WMD 대응본부는 내년 창설 예정인 '전략사령부'의 모체가 될 부대로서 전략사는 앞으로 '한국형 3축 체계'를 통합 운용하게 된다.
'한국형 3축 체계'란 △유사시 북한의 핵·미사일 시설을 선제 타격하는 '킬체인'과 △북한의 공격을 방어하는 데 필요한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KAMD), 그리고 △북한의 공격 이후 지휘부와 주요시설 등을 응징하는 '대량응징보복'(KMPR) 전력을 말한다.
이와 관련 KIDA 박 연구원은 "군은 점증하는 복합위기에 대응해야 한다"며 "북한이 유사시 재래식 수단과 핵무기를 복합적으로 사용하는 최악의 상황도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제언했다. 다만 박 연구원은 "(북한이) 2017년 한반도 위기가 고조된 뒤 대화를 시작했던 과거 사례를 볼 때 위기 국면뿐만 아니라 협상 국면도 동시에 대비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pej86@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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