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반나절 만에 또 포격… 中 당대회에도 '도발' 계속(종합3보)

(서울=뉴스1) 박응진 기자 = 북한이 '9·19남북군사합의' 위반에 해당하는 '해상 완충구역'을 향한 포사격을 멈추지 않고 있다.

19일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북한은 전날 오후 10시쯤부터 동·서해 북방한계선(NLL) 북쪽 수역에 설정된 해상 완충구역을 향해 총 250여발의 포병 사격을 실시한 데 이어, 이날도 오후 12시30분부터 100여발의 포탄을 서해 완충구역에 쏟아 부었다.

'해상 완충구역'은 남북한이 2018년 '9·19군사합의'에서 우발적 충돌이나 긴장 고조 상황 등을 방지하기 위해 해안포문을 폐쇄하고, 해상 기동훈련과 해안포 등 중화기 사격 행위를 금지하기로 한 곳이다.

그러나 북한은 전날 오후엔 황해도 장산곶 일대에서 서해 완충구역으로 100여발, 강원도 장전 일대에서 동해 완충구역으로 150여발의 포격을 가했고, 이날은 황해남도 연안군 일대에서 포사격을 실시했다.

지난 14일 이후로만 벌써 8차례에 걸쳐 서로 다른 시간대와 장소에서 9·19합의 위반에 해당하는 포격을 가한 것이다. 북한군은 14일엔 방사포(다연장로켓포) 등을 동원해 오전 170여발(동·서해 각 1차례), 오후 390여발(동해 1차례·서해 2차례) 등 총 560여발을 쐈다.

이런 가운데 우리 군은 이날도 북한을 향해 수차례 경고통신을 발신했다고 합참이 전했다. 합참은 "동·서해 완충구역 내 포병 사격은 명백한 9·19군사합의 위반"이라며 "이런 북한의 계속된 도발은 한반도는 물론, 국제사회의 평화·안정을 해치는 행위로서 엄중 경고하며 즉각 중단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북한은 연이은 포격이 우리 측의 '군사적 도발' 때문이라며 '적반하장'식 태도를 보이고 있다.

북한 조선인민군 총참모부는 19일 오전 대변인 발표를 통해 "적들이 18일 오전 9시55분부터 오후 5시22분까지 남강원도 철원군 전연(전방) 일대에서 수십발의 방사포탄을 발사했다"며 그에 따른 대응 조치로서 "동·서해상으로 위협경고사격을 진행했다"고 주장했다.

인민군 총참모부는 19일 오후에도 "오늘(19일) 오전 8시27분쯤부터 9시40분 사이에 아군(북한군) 제5군단 전방 전연 일대에서 적들이 또 다시 10여발의 방사포탄을 발사하는 군사적 도발을 감행했다"며 "아군 동부 및 서부전선부대들에 다시 한 번 동·서해상으로 위협경고사격을 진행할 데 대한 지시를 하달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북한군이 이날 오후 서해에 이어 동해 완충구역을 향해서도 재차 포격을 가할 가능성이 있단 관측이 나오고 있다.

북한군이 문제 삼고 있는 "적들의 방사포탄 발사"는 주한미군이 현재 강원도 철원 일대 사격장에서 실시 중인 다연장로켓발사체계(MLRS) 연습인 것으로 보인다.

철원군청에 따르면 주한미군은 지난 13~14일 이곳에서 MLRS 훈련을 실시한 데 이어, 17~21일에도 매일 오전 8시부터 오후 6시까지 훈련을 예고해둔 상태다.

그러나 주한미군의 MLRS 사격연습은 "9·19합의 준수 하에 진행하는 것으로서 북한의 거듭된 합의 위반 행위와는 다르다"는 게 우리 군 당국의 설명이다.

'9·19합의'엔 남북한 모두 군사분계선(MDL)로부터 5㎞ 거리 내에선 포병 사격훈련과 연대급 이상 야외기동훈련을 중지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이와 관련 주한미군이 MLRS 연습을 실시한 사격장은 MDL로부터 5㎞ 밖에 있으며, MLRS 사격 방향도 북쪽이 아닌 남쪽을 향하도록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인민군 총참모부는 이날 오전 발표에서 우리 군의 연례 '호국훈련'(17~28일)까지 거론하며 "적들은 전연 일대의 군사적 긴장을 유발시키는 무모하고 자극적인 도발행동을 즉시 중단해야 할 것"이라고 요구, '호국훈련 기간 내내 북한의 포격이 계속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앞서 전문가들 사이에선 북한의 최중요 우방국 중국이 지난 16일부터 22일까지 제20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를 진행 중인 있는 만큼 북한이 이 기간 중엔 도발을 자제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했다. 그러나 북한은 이 같은 관측을 깨고 포격 도발을 감행했다.

중국 당국은 이번 당 대회에서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3연임'을 확정지을 전망이다.

이에 앞서 북한은 지난달 25일부터 이달 9일까지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 참관 아래 '전술핵 운용부대' 훈련'을 했고, 이후에도 이달 14일까지 각종 미사일 발사와 공중무력시위, 포병부대 훈련 등 군사적 도발을 계속해왔다.

한미 당국은 현재 북한이 제7차 핵실험 준비도 마치고 그 시기만 저울질 중인 것으로 보고 있다.

합참은 "우리 군은 한·미 간 긴밀한 공조 하에 관련 동향을 추적 감시하면서 만일의 상황에 대비해 대비태세를 강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pej86@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