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대규모 포격 도발, 주한미군 MLRS 사격 재차 문제삼은 듯

(서울=뉴스1) 박응진 기자 = 북한이 전날(14일) 오전에 이어 오후에도 포병 사격을 하며 문제삼은 건 13~14일 이틀에 걸쳐 실시된 주한미군의 다연장로켓체계(MLRS) 사격연습인 것으로 보인다.

북한 인민군 총참모부는 14일 오전, 오후 동·서해상을 향해 실시한 포병 사격이 13~14일 우리 측 강원도 철원군 일대에서의 포사격에 대한 대응 조치라고 15일 밝혔다.

인민군 총참모부 대변인은 이날 '발표'를 통해 전날의 포격이 우리 측 포사격에 대한 '대응 시위사격'이었다며 "전선지역에서 거듭되는 적들의 고의적인 도발 책동에 다시 한번 명백한 경고를 보내자는 데 목적이 있다"라고 주장했다.

북한이 문제 삼은 포사격은 13~14일 각각 오전 8시~오후 6시 강원도 철원 지역 A포병 사격장에서 주한미군이 실시한 MLRS 연습탄 사격인 것으로 추정된다. 주한미군은 298㎜ 구경 MLRS 5문을 동원해 13~14일 각각 24발씩 사격을 실시한 것으로 전해진다.

주한미군의 이번 MLRS 사격은 '9·19 남북군사합의'에 따른 '지상 완충구역', 즉 군사분계선(MDL) 5㎞ 거리 밖에서 진행됐고, 발사 방향도 북쪽이 아닌 남쪽이었다.

그러나 북한 총참모부는 마치 우리 군이 강원도 전방 지역에서 북쪽을 향해 포격을 가한 것처럼 주장하면서 "남조선군은 전선 지역의 군사적 긴장을 유발시키는 무모한 도발행동을 즉시 중단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은 이번 대남 무력시위 과정에서 오히려 9·19합의를 4차례나 직접적으로 위반했다.

북한은 전날 오전에 170여발, 오후에 390여발 등 총 560여발의 포병 사격을 했다. 이들 포탄은 모두 북방한계선(NLL) 북방의 '해상 완충구역' 내에 떨어졌다.

'해상 완충구역'은 남북한이 9·19합의 때 우발적 충돌이나 긴장 고조 상황 등을 방지하기 위해 해안포문을 폐쇄하고, 해상 군사훈련과 해안포 등 중화기 사격 행위를 금지하기로 한 곳이다.

북한은 9·19합의 뒤인 △2019년 11월 서해 창린도 포사격 △2020년 5월 강원도 비무장지대(DMZ) 내 우리 군 감시초소(GP)를 향한 총격 등으로 합의를 위반한 바 있다.

전날 우리 군은 북한의 이번 포격이 '9·19합의 위반'임을 지적하고 '무력도발 중단'을 촉구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경고성명을 발표하고 대북통지문도 발송했다.

합참은 "동·서해 해상 완충구역 내 포병사격은 명백한 9·19 군사합의 위반"이라며 "이런 북한의 계속된는 도발은 한반도는 물론 국제사회의 평화와 안정을 해치는 행위로서 엄중 경고하며 즉각 중단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북한은 지난달 25일부터 이달 9일까지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 참관 아래 '전술핵운용부대 훈련'을 실시하면서 7차례에 걸쳐 총 12발의 탄도미사일(단거리 11발·중거리 1발)을 쐈다. 북한의 탄도미사일 및 그 기술을 이용한 모든 비행체 발사는 유엔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이다. 이달 12일엔 장거리 순항미사일 2발도 발사했다.

북한은 또 같은 기간 전투기·폭격기 등을 동원한 공중 무력시위를 2차례 벌이는 등 잦은 빈도로 도발을 이어가고 있다.

pej86@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