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설 70주년 향군 '4700억 부채'에 허리띠 졸라맨다
경영체질 개선 위해 구조조정 박차…정부 예산 확보도 추진
- 박응진 기자
(서울=뉴스1) 박응진 기자 = 예비역 군인 모임 재향군인회(향군)가 올해 창설 70주년을 맞아 경영위기 극복을 위해 구조조정에 나서는 한편 정부 예산 확보도 추진 중이다.
신상태 향군회장은 28일 서울 서초구 향군 본회 회의실에서 간담회를 열어 "정부 예산 확보가 안 되면 사실상 향군이 와해되는 국면까지 갈 수 있는 절박한 상황이다. 향군이 살아남아야 각종 안보 활동을 하고 국가에 봉사도 할 수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향군은 지난 1952년 2월 창설 이후 △중앙고속과 △향우실업 △향우종합 △통일전망대 △충주호관광선 등 8개 산하업체가 낸 보훈성금을 바탕으로 운영해왔다.
그러나 KTX와 SRT 등의 신설, 그리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 등에 따른 수요 감소로 이들 업체의 전체 매출 가운데 약 80%를 차지했던 중앙고속의 매출이 급감하면서 향군의 수익 사업도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대체사업 미발굴에 따른 충주호관광선·향우산업 등 전통적 사업의 경쟁력 약화, 부동산 경기 침체기의 투자사업 도산 등 관련 손실도 향군의 경영 환경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고 한다.
현재 향군의 부채 규모는 4700억원대에 이르며, 고금리에 따른 이자 부담도 적지 않은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향군은 이 같은 경영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우선 구조조정 등 경영체질 개선에 힘을 쏟고 있다고 설명했다.
우선 향군은 올 8월 기준 71명인 직원 수를 오는 2025년까지 63명으로 감축해 인건비를 줄일 계획이다. 종합사업본부·휴게소본부·향군타워본부 등 향군의 직영사업체 3곳 사무실도 향분 본회로 이전해 임대비를 절감할 계획이다.
향군은 또 본회 산하 시·도회, 시·군·구회 등 전국 236개 각급회의 인력도 줄이기로 했다.
아울러 향군은 내년도 정부 예산 72억원을 확보하기 위해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여야 의원들을 상대로 한 설득에도 나선 상태다. 국가보훈처 산하 17개 공법·보훈단체 중 향군을 제외한 16개 단체가 현재 정부 지원을 받고 있다.
이런 가운데 향군은 국방부·국토교통부와 협의해 '향군타운 센터' 건립도 조속히 추진하겠단 방침. 군 유휴지를 활용해 사무실, 편의·복지·체육·연구 시설을 포함할 '향군타운 센터'를 지어 제대군인과 예비역에 대한 보훈 복지 수준을 높이는 동시에 경영환경도 개선하겠단 게 향군의 구상이다.
향군 관계자는 "향군타운 센터 건립은 오랫동안 추진해왔지만 정부 부처 협조사항도 있기 때문에 아직 본격적으로 추진되지 않고 있다"며 "다만 신 회장 재임 기간 중엔 반드시 추진하겠단 목표를 갖고 있다. 적은 예산으로 어떻게 건립할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신 회장은 올 4월 4년 임기의 향군회장에 취임했다.
이외에도 향군은 'K-방산'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기 위해 자체적으로 '방산협력실'(가칭)을 신설, 22개 해외지회망을 활용해 해당국 예비역 단체와의 교류에도 나설 예정이다.
향군은 법정 기념일인 '재향군인의 날'(10월8일)을 이틀 앞둔 10월 6일 오전 11시부터 서울 하얏트호텔에서 향군 창설 70주년 기념식을 개최한다.
pej86@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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