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격전지, 현장을 가다] 서울 노원갑(3) '막말 논란' 김용민 "어르신들 행복한 세상 만들겠다"
김용민 민주통합당 서울 노원갑 후보가 지난달 29일 노원구 월계교회에서 시민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 News1 박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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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통합당의 전략공천을 받으며 정봉주 전 의원의 지역구인 서울 노원갑에 화려하게 입성한 김용민 후보가 '막말 논란'으로 기로에 서 있다.
김 후보는 지난 2004~2005년 한 인터넷 방송을 통해 여성을 비하하는 내용의 성적 언급을 한 것이 문제가 된 데 이어, 노인 폄하 발언까지 뒤늦게 도마에 오르면서 비난을 받고 있다. 김 후보는 지난 4일 눈물을 흘리며 사죄하는 동영상을 공식 블로그에 올린 상태다.
이 때문인지 5일 오전 7시께 월계역에서 만난 김 후보의 얼굴에는 근심이 가득해 보였다. 출근하는 지역구민들에게 밝게 웃으며 먼저 손을 내미는 대신, 두 손을 모으고 허리숙여 인사 했다. "노원구에서 정권교체를 시작하자"며 기운차게 선거유세를 하던 평소 모습과는 확실히 달라 보였다.
반면 이 후보의 선거운동을 돕고 있는 자원봉사자들은 더욱 큰 목소리로 "안녕하세요. 진짜 일꾼 기호 2번 김용민입니다"라고 인사했다. 상대인 이노근 새누리당 후보가 정치 경험이 전혀 없는 이 후보를 '말꾼'이라고 비하한 것에 대한 대응이다.
대부분의 시민들은 김 후보의 인사를 가볍게 지나치며 출근길 발걸음을 재촉했지만 20~30대 젊은층 몇몇은 김 후보를 알아보고 먼저 손을 내밀어 악수를 하거나 기념사진을 찍기도 했다. '막말 논란'이 있었지만 '나는 꼼수다'를 통해 확보한 젊은층의 지지는 여전히 탄탄해 보였다.
박일남(36)씨는 "솔직히 말해 털면 먼지 안나오는 사람이 없다. 더한 사람들도 국회의원을 하지 않느냐"며 김 후보를 두둔했다. 김 후보와 사진을 찍은 김모(29)씨는 "막말 논란이 있어도 여전히 김용민을 지지한다"면서 "대처를 잘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출근인사를 마치고 돌아가는 김 후보에게 오늘 시민들의 반응은 어땠는지 물었다. 김 후보는 대답 대신에 수행비서를 항해 "오늘 어땠어요?"라고 물으며 웃어 보였다. 수행비서는 "평소랑 똑같은 것 같다"며 "우리는 지지층이 확실하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김 후보는 출근인사가 끝난 후 선거사무소에 돌아와 아침식사도 하지 않은 채 참모진들과 회의를 시작했다. 일주일도 채 남지 않은 상태에서 논란을 잠재우고자 하는 김 후보 캠프측 관계자들의 심각은 매우 심각해보였다.
선거캠프 관계자들은 "남은 선거기간 동안 지역 경로당을 집중적으로 방문하면서 50대 이상 유권자들에게 지지를 호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노인 비하 발언'이 문제가 된 상황에서 고연령층 유권자들을 찾아가 직접 사과하는 방식으로 비상상황을 헤쳐나간다는 전략이다.
지상파 방송 3사(MBC·KBS·SBS)와 미디어리서치·코리아리서치센터·TNS가 지난달 31일부터 이틀간 실시한 여론조사(신뢰수준 95%, 오차 범위 ±4.4%포인트)에 따르면, 김 후보(34.4%)는 이 후보(35.8%)에 1.4% 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김 후보의 선거캠프에서는 승리를 자신하며 여론조사에 큰 의미를 두지 않고 있다.
캠프 관계자는 "김 후보는 전국적인 인지도와 확실한 지지층을 가지고 있다"면서 "구청장 출신의 이 후보와는 큰 차이가 있다"고 밝혔다. 다만, '막말 논란'과 관련된 비난은 진심 어린 사과를 통해 돌파한다는 계획이다.
대책회의가 끝나고 김 후보는 노원문화원을 방문해 노원문화원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그를 따라 내려간 지하 1층 교실에는 50~60대의 남녀 20여명이 장구를 배우고 있었다.
쉬는 시간이 되자 김 후보는 수강생들 앞에 나가 "아버님, 어머님들께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다"고 사죄했다. 그리고 "말의 앞뒤가 다 짤려서 더 나쁘게 보이는 것이 사실이지만 발언 자체는 제가 한 것"이라고 인정했다.
또한 그는 "대단히 잘못했다고 통감하고 있다"며 "아버님, 어머님이 행복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 모든 능력을 바치겠다"고 다짐했다.
김 후보가 큰 절을 하고 문화원을 빠져나간 후, '나는 꼼수다'의 팬이라고 밝힌 배모(66)씨는 "김 후보가 조금 지나친 발언을 한 것 같다"며 "기분이 조금 좋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이번 총선에 출마하면서 △의료환경 개선과 특성화된 의료벤처 단지 육성 △친환경 미래 교육 연구단지 조성 △청년문화 중심도시 육성 △지역의 교통 경쟁력 강화와 개발 숙원사업 해결 등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그 중에서 가장 중점적으로 제시하는 공약은 '청년문화 중심도시 육성'이다. 이날 김 후보는 "문화가 세상을 바꾸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경춘선 폐선 거리에 청년문화의 거리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공릉동·월계동을 '문화로서 살아 숨쉬게 만드는 것'이 그의 목표다.
△출신(나이): 강원 춘천(37) △학력: 강남대 신학과-국민대 대학원 박사과정 수료 △경력: (현)인터넷 팟캐스트 '나는 꼼수다' 진행자, (전)한양대학교 신문방송학과 겸임교수 △재산: 9억 7500만원 △병역: 육군 이병 전역(복무완료) △납세: 5년 간 소득세 및 재산세, 종합부동산세 1025만 5000원 납부(체납액 없음) △전과: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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