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덤도 안티도 1위 이재명…호남·중도층 '관망' 박스권 정체

중도층 호감도 우 의장에 뒤처져…비호감도는 더 높아
호남·수도권 등 민주 지지층도 주저…"이미지 반전 필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 News1 김민지 기자

(서울=뉴스1) 김경민 기자 = 야권의 차기 대통령 주자 입지를 탄탄히 굳힌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좀처럼 탄력받지 못하는 지지율 정체로 고심에 빠졌다. 팬덤 층의 절대적 지지는 든든하지만 호남과 캐스팅 보트인 중도층이 좀처럼 마음을 열지 않아 조기 대선이 현실화되더라도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는 관측이 적지 않다.

10일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지난 6일부터 8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전국지표조사(NBS) 결과 차기 대통령 적합도를 묻자 31%가 이재명이라고 응답했다.

이어 △오세훈 7% △홍준표 7% △한동훈 5% △안철수 4% △우원식 3% 등이었다. 없다거나 모름·무응답 같은 답변 유보는 32%다.

이 대표는 대선 후보 호감도에서도 37%로 1위를 달렸지만, 적합도와 달리 2위 후보인 우원식 국회의장(33%)과 4%p(포인트)밖에 차이가 나지 않았다. 이는 여당의 대권 잠룡인 오세훈 서울시장(23%), 홍준표 대구시장(21%),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17%)와의 격차보다도 적다.

이념 성향별로 살펴보면 이 대표의 고민은 더 깊어진다. 중도층에선 이 대표의 호감도는 37%로 우 의장의 호감도(41%)보다 낮았다. 중도층 내 비호감도는 반대였다. 이 대표는 61%로 우 의장(52%)보다 높았다. 이 대표의 팬덤층도 확실하지만, 안티층도 두터워 호불호가 극명히 갈린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대표의 확장성 한계는 민주당 안팎에서 꾸준히 거론되는 화두다. 각 진영이 총결집해 1%p로 승자와 패자가 갈리는 대선에선 중도층을 누가 잡느냐가 관건이어서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여론조사공정㈜이 데일리안의 의뢰로 지난 6~7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3명을 대상으로 차기 대통령 후보 중 절대 찍고 싶지 않은 사람을 물은 결과 이 대표라는 답변이 42.1%로 가장 많았다.

윤석열 대통령 파면 여부에 따라 상반기에 조기 대선이 치러질 수도 있는 만큼 민주당은 중도층으로의 외연 확장에 주력하고 있다. 앞서 이 대표는 당내 반발에도 금융투자소득세 폐지, 가상자산 과세 유예 결정을 내렸다. '먹사니즘'(먹고 사는 문제)을 띄우고 실용주의적 경제 정책을 제시한 부분도 중도층 표심 공략 차원으로 풀이된다.

과거 민주당 대선 후보들이 텃밭의 절대적 지지를 바탕으로 중도 외연 확장에 나섰다는 점에서 호남에서 정체된 지지율도 이 대표와 민주당에겐 큰 숙제로 다가온다.

이 대표의 지지율이 당 지지율보다 낮게 나오는 여론조사도 이를 뒷받침 한다. 한국갤럽이 7일부터 9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1004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에 의하면 대구·경북과 대전·세종·충청을 제외하고 전 지역에서 이 대표의 지지도가 당 지지율보다 낮았다.

대표적으로 서울에서 민주당 지지율은 33%였지만, 이 대표 지지율은 25%로 8%p 차이가 났다. 인천·경기의 경우 민주당 지지율은 40%, 이 대표 지지율은 34%로 6%p 차였다. 광주·전라 역시 당 지지율 59%와 이 대표 지지율 53%로 6%p 차이가 났다.

양부남 민주당 의원은 이날 YTN 라디오에서 "정부에서, 언론에서, 보수 진영에서 이 대표에 대한 잘못된 도덕적·법적 문제를 계속 유포했다. 이게 영향을 미쳤다고 본다"면서도 "굉장히 어려운 문제고 우리 민주당이 해결해야 할 지점이다. 이미지 반전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기사에 인용한 여론조사의 표본 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다. NBS 여론조사는 응답률은 22.8%였으며 휴대전화 가상번호(100%)를 이용한 전화 면접으로 이뤄졌다. 여론조사공정의 경우 응답률은 4.1%였으며, 무선 100% RDD 방식 ARS로 진행됐다. 한국갤럽 여론조사의 응답률은 16.3%이며 이동통신 3사가 제공한 무선전화 가상번호를 무작위 추출해 전화조사원 인터뷰(CATI) 방식으로 실시됐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km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