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 내부서도 "尹 이해 안돼"…체포영장 발부에 비판 목소리
지도부, 유감 표명에도…"수사 임하겠다 밝혀놓고 다른 모습" 지적
권영진 "당당히 수사받고 헌재심판 임해야"…중진도 "착잡한 심경"
- 이비슬 기자
(서울=뉴스1) 이비슬 기자 = 법원이 헌정사상 처음으로 현직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한 가운데 윤석열 대통령을 향한 비판 목소리가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분출하고 있다.
12·3 비상계엄 사태 수습책임을 떠안은 '권영세 비상대책위원회'는 윤 대통령 탄핵 저지 기조를 유지하는 가운데 신중론을 내세웠다.
31일 국민의힘에 따르면 이날 법원이 윤 대통령 체포영장을 발부하면서 윤 대통령 강제수사 필요성을 요구하는 여당 내부 목소리도 고조됐다.
한 초선 의원은 이날 통화에서 "계엄부터 시작해 지금까지 (윤 대통령이) 전혀 이해가 안 된다"며 "안타깝고 걱정스럽다"고 했다.
이어 "담화를 통해 수사에 임하겠다고 밝혔지만 전혀 다른 모습"이라며 "모양새가 좋지 않다. 대통령이라는 자리에서 어떻게 행동해야할지 현명한 판단을 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 중진 의원도 이날 통화에서 "윤 대통령 모습을 보며 수많은 생각이 든다"며 "착찹한 심경"이라고 했다.
그간 윤 대통령이 수사를 회피하고있다는 지적에도 불구 당은 절차상 문제, 대외 신인도 등을 사유로 윤 대통령을 비호했다. 그러나 탄핵 심판 지연에 따른 비판 여론이 거세지자 당내에서도 부담감이 커진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법원이 30시간이 넘는 심사 끝에 체포영장을 발부한 만큼 윤 대통령 범죄 혐의점을 상당 부분 인정한 것으로도 볼 수 있어 윤 대통령이 수사 절차를 거부할 경우 야당 공세에도 대응하기 어려울 것이란 분위기도 읽힌다.
그간 여당 내에서도 윤 대통령이 자진출석 등 방법으로 수사에 협조해야한다는 요구가 적지 않았다. 그러나 현직 대통령에 대한 수사기관의 강제 구인 절차가 진행되자 우려를 표하는 목소리도 이어졌다.
권영진 의원은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대통령이 당당하게 수사받고 헌법재판소 (재판)에도 임해야 된다"면서도 "이것이 대통령에 대한 체포 아니냐. 유례가 없는 만큼 조금은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날 출범한 권영세 비대위는 윤 대통령 체포영장 발부로 인해 더 무거운 부담을 지게 됐다. 당 지도부는 야당과 여론의 압박 속에도 윤 대통령 탄핵 반대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체포영장 청구와 발부는 대단히 유감스럽다"고 했다. 권성동 원내대표도 "체포영장이라는 비상 수단을 통해 현직 대통령 구금을 시도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수사나 재판은 당이 이래라저래라할 사안이 아니라 오로지 대통령 몫"이라고 했다.
앞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는 윤 대통령이 세 차례 소환조사에 응하지 않자 체포영장을 청구, 법원은 이날 오전 체포영장을 발부했다. 현직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발부는 헌정 최초의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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