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객기 참사에 '줄탄핵 후과' 역풍…포스트 계엄 스텝 꼬인 민주

'尹 탄핵 정국' 지지율 2배 이상 격차 15%p까지 좁혀져
탄핵 카드 신중론 선회하나…헌법재판관 임명 여부 관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1일 오전 전남 무안군 무안국제공항 터미널을 찾아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희생자 유가족을 위로하며 요구사항을 수첩에 적고 있다. (공동취재) 2024.12.31/뉴스1 ⓒ News1 김성진 기자

(서울=뉴스1) 구진욱 기자 = '무안 제주항공 참사' 후 사고 수습 과정에서 제기된 국정 공백 책임론으로 더불어민주당이 고심에 빠졌다. '줄탄핵 후과'까지 언급한 여당에 반발하면서도 여론 역풍에 전전긍긍하고 있다. '12·3 비상계엄 사태' 진상 규명을 위한 민주당의 단계적 절차 구상에도 차질을 빚게 됐다.

31일 정치권에 따르면 여론조사 전문업체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 의뢰로 지난 26~27일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1001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12월 4주 차 정당 지지도는 국민의힘은 30.6%, 더불어민주당은 45.8%로 집계됐다.(자세한 내용은 리얼미터 및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고)

국민의힘 지지율은 직전 조사인 일주일 전 대비 0.9%p(포인트) 올라 11월 4주(32.3%) 이후 4주 만에 30%대를 회복했다. 계엄 이후 처음으로 다시 30%대 지지율로 반등한 것이다.

반면, 민주당 지지율은 전주보다 4.5%p 떨어진 45.8%를 나타나 비상계엄 직전인 11월 4주(45.2%) 수준으로 돌아왔다.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 정국이 이어졌을 당시에는 여야간 지지율 격차가 2배 이상 차이가 났지만, 계엄 사태 한달 사이 다시 15%p 차이로 좁혀졌다.

정치권에서는 세 번째 현직 대통령 탄핵, 헌정 사상 초유의 대통령 권한대행에 대한 탄핵까지 이어지는 '연쇄 탄핵' 정국에 대한 국민들의 피로감이 지지율로 드러났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줄탄핵으로 인한 국정 공백이 현실화하면서 불거진 야당 책임론이 여야 지지율에 반영됐다는 분석이 많다. 179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무안 제주항공 참사' 사고 수습에 있어 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했어야 할 국무총리와 행정안전부 장관의 부재에는 야당의 책임이 절대적이라는 지적이다.

박형수 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는 전날(30일) MBC라디오에 나와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이 사후 수습을 하고 있고 국토교통부도 하고 있지만 행정안전부 장관도 비어 있고 여러 부분에서 현장 컨트롤타워 역할을 해야 될 장관들이 비어 있는 부분이 대단히 안타깝다"고 꼬집었다.

예상치 못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에 국무위원 '릴레이 탄핵' 공세에도 제동이 걸렸다. 범국민적 추모 분위기 속에서 재난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고 있는 최 권한대행에 대한 탄핵을 시도하는 것은 야당에게도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최 권한대행이 사고 수습이 우선이란 점을 내세워 쌍특검법(김건희,내란 일반특검법)엔 일단 거부권을 행사하되, 헌법재판관 임명은 보류하며 여야 간 추가 협의를 요청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최 권한대행은 지난 27일 기자회견에서 "권한대행의 권한대행은 역할이 매우 제한적"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같은 발언은 한덕수 국무총리가 앞서 공표했던 "여야 합의가 우선"이란 정부 기조를 그대로 유지할 것이란 입장을 시사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kjwowe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