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세, 탄핵정국 한복판 등판…계엄사태 해법찾기 과제

한동훈 대표 사퇴 보름만에 비대위 출범…친윤색 지도부 구성
탄핵 국면, 당 안팎 위기 극복 시급…조기대선 관리 가능성도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30일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가 일어난 전남 무안국제공항을 찾아 유가족을 위로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4.12.30/뉴스1 ⓒ News1 김성진 기자

(서울=뉴스1) 박소은 기자 =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사퇴 보름 만에 권영세 비상대책위원회가 출범했다. 권영세 비대위는 탄핵 국면에서 불거진 당내 난맥상을 수습하고 '국민의힘의 정상화'에 주력할 예정이다.

특히 권영세호(號)는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안이 인용될 경우 치러질 조기대선의 관리역을 맡아야 한다. 지지층 결집을 위해 과거 다수의 대선 후보가 경쟁했던 '9룡 시대'가 재연할 수 있는데, 공정한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전망도 나온다.

국민의힘은 30일 오전 전국위원회를 열고 권영세 의원을 비대위원장으로 임명했다.

권영세 비대위원장은 취임사를 통해 "비상계엄과 대통령 탄핵으로 불안과 걱정을 끼쳐드린 점 깊이 사과드린다"라며 "우리 당은 어려울 때 더 힘을 내는 정당이었다. 8년 전 탄핵의 모진 바람도 이겨내고 당을 재건해 정권 재창출을 이뤄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권 비대위원장은 이양수 의원을 사무총장으로, 임이자·최형두·최보윤·김용태 의원을 비상대책위원으로 내정했다. 이외에도 전략기획부총장에는 조정훈 의원, 조직부총장에는 김재섭 의원을, 비서실장에는 강명구 의원을 각각 내정했다.

친윤 주류가 당직을 맡은 권영세 비대위를 두고 당 지도부가 윤 대통령과의 거리 두기에 나서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현재 권성동 원내대표는 한덕수 국무총리의 헌법재판관 임명을 반대했으며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에 대해 비판적이다.

권영세 비대위 또한 권성동 원내대표와 보폭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지난 탄핵소추안 가결 과정에서 불거진 친윤(친윤석열)·친한(친한동훈) 계파 갈등은 화합 없이 수면 아래로 가라앉을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권영세 비대위에서 향후 치러질 수 있는 조기대선 관리자 역할을 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2022년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다섯 번째 비대위지만, 조기대선 관리형 비대위가 등장한 적은 없다.

현재 홍준표 대구시장·오세훈 서울시장 등 당내 주요 대권 주자들은 속속 몸풀기에 나서고 있다. 12.3 비상계엄과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 후 이탈한 지지층을 되돌리기 위해선 김영삼 전 대통령 시절 '9룡 방식'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한국 정치사에서 대권 후보 경쟁이 '용들의 전쟁'에 비유된 것은 1997년 신한국당(국민의힘 전신)의 '9룡'이 시작이다. 김영삼 대통령의 뒤를 이을 대통령 후보를 놓고 민주계와 민정계, 영입파 등 9명이 나서 역동적인 경선 구도가 마련됐다.

9룡 전략이 유효하다면 당내 가용할 수 있는 모든 대선후보 자원을 내보내 경선을 흥행시키고, 국민의힘에 대한 관심도를 끌어내고 대선 후보의 경쟁력도 강화할 수 있다.

다만 9룡 전략에선 다양한 이해관계의 대선후보들이 난립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권영세 비대위가 무게중심을 잡는 게 전제조건으로 꼽힌다. 경선 규칙 등 공정한 관리가 무엇보다 요구되기 때문이다.

sos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