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안 제주항공 참사에도 여야 물밑 싸움은 여전…여론 추이에 촉각

민주 "참사 수습" 외치지만…특검·헌법재판관 동력 하락 우려
국힘 "민주당 탄핵으로 정부 붕괴" 반격 조짐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9일 전남 무안공항을 찾아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기획재정부 제공) 2024.12.29/뉴스1

(서울=뉴스1) 임윤지 기자 = 여야는 무안 제주항공 참사 이후 서로 공격적인 발언을 자제하고 있지만 물밑에선 특검법 관철과 헌법재판관 임명 등을 둘러싼 기 싸움을 이어가고 있다.

30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은 오는 31일 열리는 국무회의에서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의 내란·김건희 특검법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 여부를 지켜본 뒤 대응 전략을 세울 방침이다. 거부권 행사 시한은 내년 1월 1일까지다.

민주당은 제주항공 참사 이후 최 권한대행에 대한 압박 수위를 낮추는 모습이다. 국회에서의 임명 추천 절차가 마무리된 헌법재판관 후보자 3인에 대해 임명해야 한다는 입장을 유지하면서도 임명 데드라인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 한덕수 당시 권한대행에게 시한을 정해 임명을 강제하고 즉각 탄핵 절차에 돌입했던 것과는 다른 태도다.

계속되는 탄핵에 따른 역풍을 우려한 것으로 보인다. 참사 수습이 우선인 상황에서 특검 및 헌법재판관 임명 수용을 압박할 경우 민심은 외면하고 정쟁에만 몰두한다는 지적이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박성준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오전 KBS 라디오 '전격시사'에서 "헌법재판관 공석 3명을 임명하는 것이 권한대행의 당연한 의무지만, 임명 시한을 지금 당장 정할 필요는 없다"고 했다.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20회국회(임시회) 제1차 본회의에서 '헌법재판소 재판관(마은혁, 정계선, 조한창) 선출안'이 통과되고 있다. 2024.12.26/뉴스1 ⓒ News1 김민지 기자

다만 무안 제주항공 참사로 잠시 멈춘 정쟁은 언제든 다시 시작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특검법 관철과 헌법재판관 임명을 위한 동력이 떨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날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 의뢰로 지난 26~27일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100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국민의힘의 지지율은 비상계엄 사태 이후 4주 만에 30%대를 회복했다. 반면 민주당은 비상계엄 사태 직전인 45.2% 수준으로 하락했다.(자세한 사항은 중앙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국민의힘은 윤석열 대통령-한덕수 국무총리 탄핵소추 가결에 따른 정부 컨트롤타워 부재 부재에 대한 책임을 민주당에 돌리며 반격에 나선 상황이다.

민주당은 "대한민국 시스템은 여전히 건재하다"며 책임론에 선을 긋고 비상계엄 선포에 대한 옹호 여론에는 강경하게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민주당은 비상계엄 선포가 정당했다고 주장하는 여권 인사 10여 명 등에 대해 31일까지 1차 조사를 마친 뒤 내란선전죄로 고발하기로 했다.

아울러 31일에는 비상계엄 선포 관련 국정조사특별위원회를 열고 위원장·간사 선임과 국조 계획서 채택 안건 등을 의결하고 본회의에서 처리할 전망이다.

immun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