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탄핵 땐 대선준비 길어야 7개월…마음 급해진 여권 잠룡들
탄핵 심판 절차 개시…尹 파면 시 내년 조기대선
홍준표 "출마할 것" 출사표…오세훈·한동훈 숙고
- 이비슬 기자
(서울=뉴스1) 이비슬 기자 = 헌법재판소가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 절차를 속도감 있게 진행하자 여권 잠룡들의 움직임도 분주해졌다.
헌법재판소가 윤 대통령 탄핵을 결정하면 이후 60일 내에 대선일이 잡히기 때문에 출마 예정자들은 당내 경선을 미리 준비하지 않으면 경쟁에서 밀릴 수 있다.
27일 정치권에 따르면 윤 대통령 탄핵 심판 절차가 시작되자 여권 차기 대선 주자들의 몸풀기가 본격화하고 있다.
헌법재판소는 이날 오후 윤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 첫 재판을 열었다. 지난 14일 국회의 탄핵소추의결서를 접수한 헌재는 해당 시점으로부터 180일 내에 결정을 선고해야 한다.
헌재가 윤 대통령 파면을 선고할 경우 그로부터 60일 이내에 대선을 해야 한다. 윤 대통령 파면을 가정할 때 이르면 내년 상반기부터 최장 내년 7월 내에 대선을 치를 수 있다는 의미다.
민주당의 경우 이재명 대표가 야권의 대선 후보로 독주 중이지만 여권은 뚜렷하게 부각되는 후보가 없어 각축전이 벌어질 전망이다.
데일리안이 지난 23~24일 여론조사 기관 여론조사공정에 의뢰해 조사한 범여권 대권주자 선호도에 따르면 △오세훈 서울시장(19.0%)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18.8%) △홍준표 대구시장(17.4%)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14.4%) 순서로 지지율이 높게 나타났다.
상위권 후보 간 격차는 오차범위(±3.1%) 내에서 경합 중이다. 이들과 함께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4.2%) △유승민 국민의힘 전 의원(4.2%)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3.8%) △김태호 국민의힘 의원(0.9%)도 순위권에 올랐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직후 대선 주자로 나섰던 홍준표 대구시장은 조기대선 출마를 공식화했다. 홍 시장은 전날 기자간담회에서 "장이 서는데 장돌뱅이가 장에 안 나가겠느냐"며 "조기 대선이 오면 대선에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홍 시장을 제외한 주자들은 숙고에 들어갔다. 윤 대통령 측은 헌재에서의 치열한 법정 다툼을 예고했지만 여권 내부에선 윤 대통령 탄핵 이후를 준비하기 위한 물밑 작업이 시작됐다는 분위기가 전해진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전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제가 또다시 서울시장직을 사퇴하고 대선에 출마한다는 것은 상당히 부담"이라면서도 "고민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사퇴한 한동훈 전 대표의 결정도 주목된다. 최측근인 김종혁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한 전 대표는 본인의 역사적 책무에 대해 숙고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크게 오래 걸리지는 않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전했다.
유승민 전 의원도 전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조기 대선 출마와 관련 "이 상황이 정리되고 당이 제대로 된 길을 찾을 때까지는 그런 이야기를 하지 않겠다"면서도 "잠재적 후보들 중 명태균 게이트에 연루된 분들은 대선 후보로 나오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여권 차기 대선 후보들에게는 윤 대통령과의 거리두기 역시 주요 과제가 될 전망이다. 강성 보수 지지층을 중심으로 윤 대통령 탄핵 무효 여론이 확산하는 가운데 탄핵 반대 입장을 표명한 홍준표·원희룡, 탄핵 반대에서 찬성 입장으로 선회했던 한동훈·오세훈 각 후보들이 중도층에 호소력을 갖출 수 있을지 주목된다.
기사에 인용한 여론조사는 100% 무선 ARS에 응답한 성인 1013명 중 여당 지지층 307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b3@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