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위 잔혹사' 권영세號 기대반 우려반…"내홍 수습·尹 거리 둬야"
'2011 박근혜·2016 김종인' 비대위 성공 사례 벤치마킹 목소리
"탄핵 얼버무리지 말아야" "친한계 품고 합리적 보수·중도로"
- 박소은 기자
(서울=뉴스1) 박소은 기자 = '권영세 비상대책위원회' 출범을 앞둔 27일 당 안팎에서 우려와 기대가 교차하고 있다. 총선을 앞두고 혁신을 전면에 내세웠던 '한동훈 비대위'와 달리 윤석열 대통령 탄핵 정국 수습에 주력하며 '단일대오'에 방점이 찍힌 당 분위기에 따가운 시선이 많다.
특히 권성동 대표 권한대행 원내대표에 이어 권 의원이 비대위원장에 내정되면서 민심과 동떨어진 '친윤·영남당' 지적이 적지 않다. 윤석열 대통령과 적절한 선긋기로 야당의 '내란 동조당' 프레임에 휘말려선 안 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27일 여권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오는 30일 전국위원회를 열고 비대위원장 후보로 지명된 권영세 의원 임명안을 최종 의결할 예정이다. 권 의원은 임명 확정 즉시 인선을 서둘러 이르면 연내 비대위 출범을 구상하고 있다.
2022년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2년 반에 불과한 기간 5번째 출범하는 비대위를 바라보는 여권의 관측은 엇갈린다. 윤 대통령 탄핵 정국에서 수세에 몰린 국민의힘을 수렁에서 구해줄 리더십을 기대하면서도, 번번이 실패로 귀결된 아픈 비대위 전례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성공적이었다는 평가를 받는 2011년 박근혜 비대위와 2016년 김종인 비대위를 귀감으로 삼아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두 비대위 모두 주류와 다른 목소리를 낼 수 있는 뚝심 있는 비대위원장이 강력한 당권을 행사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명박 정부 말기인 2011년 당시 한나라당은 차기 대선주자였던 박 전 대통령이 비대위원장을 맡았다. 당명을 '새누리당'으로 바꾸고 당 색도 붉은색으로 변경해 이미지 변신을 주도했다.
민주당은 2016년 선거에서 잇달아 패배하고 안철수 의원의 탈당으로 혼란에 빠지자 박 전 대통령의 '경제 멘토'였던 김종인 전 위원장을 영입했다. 김 전 위원장은 이해찬 전 대표와 정청래 의원을 비롯한 현역 의원 26명을 공천에서 배제하는 등 대대적 쇄신에 나섰다.
반면 친윤 주류가 당권을 갖게 된 '권영세 비대위'의 경우 이같은 과거 성공 사례와 결이 다르다는 점에서 혁신 노력이 더욱 절실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치권에선 2012·2016 총선을 앞둔 비대위와 달리 현재는 탄핵 정국에서 불거진 당내 계파 갈등 수습과 윤 대통령과의 거리두기가 우선이라는 쓴소리가 많다.
김상일 정치평론가는 "현재 가장 국민적 현안이 탄핵 정국에 대한 (국민의힘의) 입장이다. 현재 (국민의힘은) 그 입장을 얼버무리려고만 한다"라고 비판했다.
이어 "지금 당 지도부는 윤석열 대통령 기반 위에 선 것이다. 그 위에서 뭘 할 수가 없고, 자기 희생적인 결단 없이는 아무것도 할 수가 없다"라며 "(권영세 본인은) 합리적인 사람이기 때문에 노력은 하겠지만 (탄핵 반대라 우세한) 환경이 그걸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황태순 정치평론가는 "비대위 성공을 위해서는 비대위원 구성을 잘하면 된다"며 "당내 다수인 탄핵 반대파, 친한(친한동훈)으로 대변되는 탄핵 찬성파, 탄핵 고민파를 고루 안배하면 된다"라고 제언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이 '탄핵 옹호당', '계엄 내란 옹호당', '내란 비호당'으로 낙인찍히느냐 아닌가가 중요하다"며 "TK(대구·경북)를 중심으로 강경 보수는 뭉치고 있지만, 민주당의 폭거·독주에 염증을 느끼는 중도층과 합리적 보수를 모시고 올 필요가 있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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