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심판 지연' 손 잡은 尹·당정…野 '내란·무속·명태균' 전방위 공세
"내란 당치 않다" 尹, 수사는 보이콧…보수층 결집 의도
野 '내란 진행 중' '무속 논란' '明 녹취록' 여론전 맞불
- 한병찬 기자
(서울=뉴스1) 한병찬 기자 = 여야가 12·3 비상계엄 및 윤석열 대통령 탄핵 정국에서 강대강 대치를 이어가고 있다. 탄핵 심판과 수사에 불응하며 장기전으로 끌어가려는 윤 대통령 움직임에 정부·여당은 헌법재판관 임명 관련 비협조와 특검법 제동 등 적극 보조를 맞추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은 윤 대통령의 재판 지연 전략을 비판하며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 탄핵 절차에 즉각 착수했다. 아울러 "내란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며 적극적인 대국민 여론전에 돌입했다.
26일 사정당국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전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2차 출석 요구에 끝내 불응했다. 대신 윤 대통령은 변호인단을 통해 내란 혐의를 전면 부인하며 적극적인 장외 여론전에 나서고 있다. 싸늘한 여론과 야당의 공세에 물러서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인 셈이다.
윤 대통령의 40년지기로 알려진 석동현 변호사는 지난 19일 "내란은 전혀 당치 않다"며 "2~3시간 만에 국회에서 그만하란다고 그만하는 내란이 어딨나"라고 항변했다.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측 변호인단도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비상계엄은 정치 패악질에 경종을 울리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탄핵 심판을 앞두고 비상계엄에 대한 지지 여론을 확보하고 보수 지지층을 결집하겠다는 복안이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와 국민의힘도 윤 대통령을 유·무형으로 적극 지원하고 있다. 한 권한대행은 이날 긴급 대국민담화를 통해 "여야 합의 전까지 헌법재판관 임명을 보류하겠다"고 밝혔다. 헌법재판관 인사청문회와 임명 동의안 표결에 보이콧을 선언한 국민의힘은 향후 한 권한대행 탄핵안 표결 시 의결정족수 논란을 키우며 헌법소원과 권한쟁의심판 제기 등도 예고했다.
민주당은 정부·여당의 재판 지연 전략을 '내란 지속 행위'로 규정하고 맞대응에 나섰다. 무장 블랙 요원 미복귀 의혹, 북풍공작 의혹, 무속 논란 등 계엄 및 정부여당 인사를 둘러싼 전방위 의혹을 제기하며 윤 대통령 내란 혐의의 중대성을 부각하고 있다.
박선원 민주당 의원은 계엄에 동원된 정보사령부 소속 블랙 요원 중 "아직도 원대 복귀를 안 한 분들이 있다"며 "여전히 내란이 진행 중이라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추미애 윤석열내란진상조사단장은 긴급회의에서 "전직 정보 사령관 노상원의 수첩에서 '수거'와 사살' 같은 극단적 표현과 계엄 문건 실행 지시가 적혀있었다"며 "탄핵안이 헌법재판소로 넘어가면 특정 군 기지 폭파와 북풍 조작을 계획했다는 의혹도 나왔다"고 주장했다.
박지원 의원은 한 권한대행의 배우자가 무속 전문가라고 폭로했고,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이 무속인을 수년간 찾아 계엄과 관련한 사주와 점을 봤다는 의혹이 나오기도 했다.
민주당은 내란이 진행 중이라는 프레임을 통해 윤 대통령 탄핵 완성의 시급함을 강조하고 무속 논란을 통해 윤 대통령에 대한 지지세를 무너뜨리려는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명태균 씨 관련 녹취록도 꾸준히 공개하며 계엄 사태 뿐 아니라 여권의 도덕성·정당성을 흔드는 이슈를 지속적으로 제기하고 있다.
한편 민주당은 한 권한대행 탄핵안을 이날 본회의에 보고했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가장 적극적인 권한 행사인 거부권은 행사해 놓고 형식적인 권한 행사인 헌법재판관 임명을 거부한다는 궤변을 늘어놨다"고 꼬집었다. 한 권한대행 탄핵안은 이르면 내일 본회의 표결이 예상된다.
bchan@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