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日 대사에 "한일 관계 불안…과거사·독도 해결할 길 있다"

(서울=뉴스1) 한병찬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26일 미즈시마 고이치 주한 일본대사와 만나 "한일 관계가 매우 불안한 게 현실"이라며 "양국에 도움이 안 되고 양국 국민의 입장에서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당 대표 회의실에서 미즈시마 주한 일본대사를 만났다.

그는 "갈등이 격화되는 방향보다는 갈등이 완화되고 미래지향적으로 서로 존중하고 도움이 되는 길을 반드시 찾아야 한다"며 "감성을 건드리는 과거사·독도 문제 등에 대해 마음만 먹으면 서로 해결할 수 있는 길은 얼마든지 있다"고 밝혔다.

이어 "한일 관계 개선은 국민들 사이에 화해가 더욱 중요한 것"이라며 "국민 정서는 억지로 누른다고 사라지지 않고 숨겨놓는다고 숨겨지지 않는다. 인정할 것은 인정하고 양보할 것은 양보해야 실제로 문제를 해결하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는 "한일 관계에서 정치적 문제와 역사 문제를 경제·사회·문화 문제와 분리할 필요가 있다"며 "한일 간 문화 교류 경제협력과 군사·역사문제가 분리된다면 일본에 적대적 감정을 갖고 있던 이재명이라는 사람이 일본을 방문했다가 생각이 바뀐 것처럼 한일 관계가 근본적으로 바뀌지 않겠냐"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국민과 국가를 위하는 정상적 정치세력 입장에서는 이웃 국가와 과도하게 충돌하거나 적대적으로 관계를 맺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한일의 갈등 요소가 과거사 문제인데 대한민국 국민 입장에선 일본 침략으로 엄청난 피해를 입었던 기억이 아직 남아있다. 일본 국민 입장에서도 전쟁에 동원되는 고통을 겪지 않았나"고 말했다.

이어 "한국 입장에서는 다시 이런 일이 극단적으로 생겨날 수 있지 않을까 불안감이 있는 것도 사실"이라며 "양국의 정치인이 이런 점을 인정하고 불안을 최소화하고 고통을 치유하기 위해 노력했으면 한다"고 촉구했다.

이 대표는 '12·3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해선 "이웃 나라로서 최근 혼란스러운 상황에 대해 놀랐을 것 같다"며 "대한민국의 민주주의 회복력을 믿고 지켜봐 달라.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고 했다.

미즈시마 대사는 "이번달 들어 한국의 혼란스러운 상황에 대해 일본 정부는 중대한 관심을 두고 주시하고 있다"며 "한국은 국제사회 여러 과제에서 파트너로 협력해야 하는 중요한 이웃 나라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bcha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