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태균 "尹에 '조선소 파업 강경 진압' 보고하니 바로 긴급소집 하더라"

민주, 2022년 대우조선해양 노동자 파업 당시 녹음파일 공개
"사측에서 보고서 만들어 줘…대통령과 사모님에 보고"

윤석열 대통령 부부 공천 개입 의혹의 핵심 인물인 명태균 씨가 14일 오후 공천을 대가로 정치자금을 주고받은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로 경남 창원시 성산구 창원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친 후 대기 장소인 창원교도소로 가기 위해 호송차로 이동하고 있다. 2024.11.14/뉴스1 ⓒ News1 윤일지 기자

(서울=뉴스1) 문창석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26일 명태균 씨가 지난 2022년 대우조선해양(현 한화오션) 하청 노동자 파업 당시 윤석열 대통령 부부에게 '강경 진압이 필요하다'는 사측의 입장을 전달하는 등 개입한 정황이 담긴 녹음 파일을 공개했다.

이날 민주당이 공개한 녹음 파일에 따르면 명 씨는 지난 2022년 7월 20일 파업 중이던 대우조선해양 거제 조선소에 가던 중 지인과의 통화에서 "조선소 거기 문제가 심각하다"며 "저번주에 대통령한테 내가 보고를 했다"고 말했다.

명 씨는 "그래서 내가 보고하고 나서, 한덕수 총리가 긴급 소집한 거 아냐"라며 "그러고 (윤 대통령에게) 또다시 보고를 했지. 강경 진압하라고"라고 했다.

이어 "그래서 사모님(김건희)하고 대통령하고 다 보고했어. 보고를 해달라고 해서 보고했고"라며 "보고하니까 (한덕수가) 바로 긴급소집을 하더라. 지난주 목·금요일 전이었다. 아레께(그저께)는 한동훈 법무부 장관하고 다 불렀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 측은 "당시 정부 대응과 명 씨의 발언이 정확히 일치한다"며 "그해 7월 14일 한덕수 총리 주재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가 열렸고, 7월 18일 한동훈 장관과 추경호 경제부총리 등의 관계부처 합동 담화문이 발표됐다"고 강조했다.

명 씨가 해당 사안에 대해 자신은 잘 모른다고 수차례 강조하는 대목도 있었다. 그는 해당 통화에서 "(나는) 조선소, 뭐고 내용을 잘 모른다"며 "내가 거기 이영호 부사장인가 대우조선해양 보고서를 만들어 달라고 했지. 만들어 주더라고"라고 말했다.

이어 "대통령하고 사모님한테 보고를 올렸으니까 (거제에 가서) 눈으로 쳐다보기라도 해야 한다. 나는 서면만 봤으니까"라며 "물론 대우조선해양 부사장이 (내게 보고를) 한 거니까 믿고 하겠지만, 그래도 (내가) 한번 갔다와야 나중에 (대통령이) 물어보면 뭐 할 말이라도 있지"라고 했다.

그는 "데모하는 놈은 150명이고 거기 하청 일하는 놈은 1만 명인데 150명 때문에 1만 명이 다 죽게 생겼다"며 "지금 회사의 피해가 5700억 원인데 이리저리 (합치면) 전체 (피해가) 7000억 원이 된다고 한다. 말이 7000억 원이지"라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명 씨가 대우조선해양 사측의 입장을 자신의 판단으로 거짓 보고한 사실을 시인한 것"이라며 "명 씨는 실제로 거제 조선소를 방문해 부사장 등의 영접을 받았다. 당일에는 현장에 있었던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도 만난 것 같다"고 주장했다.

이어 "명 씨는 사측의 입장만 듣고 파업에 강한 반감을 드러냈다. 과장된 수치도 그대로 언급했다"며 "2022년 대우조선해양 하청 노동자 파업에 명 씨의 개입이 사실로 확인됐다. 대우조선 경영진과 긴밀하게 내통해 사측 입장대로 강경 대응을 유도했다"고 강조했다.

themoo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