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계엄 3주차 '보수결집' 통했지만…등 돌린 중도

국힘 지지율 12·3 이후 26.2%→26.7%→29.7% 상승세
권성동·권영세 '친윤' 지도부…중도층 외연확장 과제

권성동 국민의힘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가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 오른쪽은 이날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지명된 권영세 의원. 2024.12.24/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서울=뉴스1) 박기범 기자 = 국민의힘 지지율이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2주 연속 상승세를 기록하며 30%에 육박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정국 당시와 비교하면 보수층 지지율이 견고한 모습이다. 보수 결집 전략이 통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중도층 표심잡기는 여권의 과제로 꼽힌다.

25일 정치권에 따르면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 신문 의뢰로 실시한 12월 3주차(19~20일) 정당 지지율 조사에서 국민의힘은 29.7%를 기록했다. 이번 조사에서 더불어민주당은 50.3%로 조사됐다. 양당의 지지율 격차는 20.6% 포인트(p)에 달한다.

국민의힘은 여전히 민주당에 큰 격차로 뒤처지고 있지만,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3주 연속 지지율이 상승하며 30%에 육박한 점은 주목된다.

비상계엄 사태 전인 11월 4주차(28~29일) 조사에서 32.3%의 정당지지율을 기록한 국민의힘은 비상계엄 직후인 12월 1주차(12월5~6일) 26.2%로 지지율이 큰 폭으로 하락했다. 같은 조사에서 민주당 지지율은 47.6%로 조사됐다.

12월 2주차(12~13일) 조사에선 민주당 52.4%, 국민의힘 25.7%로 양당 간 격차는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최대인 26.7%p까지 벌어졌다.

하지만, 이번 조사에서 3주차 지지율 변화를 살펴보면, 비상계엄 사태 이후 26.2%→26.7%→29.7%로 지지율은 상승했다. 지난 14일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 이후에도 지지율은 올랐다.

이는 2016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 당시와 비교하면 다른 양상이다. 박 전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은 2016년 12월 9일 가결됐다.

박 전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 직전인 2016년 12월 5~7일 리얼미터가 매일경제 의뢰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새누리당은 16.8%를 기록했다. 민주당 지지율은 35.8%였다. 탄핵안 가결 이후인 12월 12~14일 조사에선 새누리당 16.4%, 민주당 37%를 기록했다. 12월 19~21일 조사에선 새누리당 20.2%, 민주당 35%를 기록했다.

박 전 대통령 당시에는 한동안 국정농단 사태 이슈가 휩쓸면서 탄핵 여론이 연일 높아졌다. 반면, 윤 대통령 탄핵 정국은 비상계엄 사태 이후 2주 만에 탄핵안이 가결됐다는 점에서 다소 차이가 있다. 그럼에도 탄핵소추안 가결 이후 국민의힘 지지율은 과거 새누리당과 비교해 10%p 가량 높다.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국회의 탄핵소추안 발의일인 12일 서울 중구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윤석열 대통령의 4번째 대국민 담화를 시청하고 있다. 2024.12.12/뉴스1 ⓒ News1 김성진 기자

이는 국민의힘의 보수 지지층 결집 시도가 성공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이번 12월 3주차 조사에서 보수층의 국민의힘 지지율은 59.6%를 기록했다. 2016년 12월3주차(19~21일) 당시 새누리당 지지율 52.4%와 비교하면 7.2%p 더 높다. 보수층의 지지율이 그대로 여당 지지율에 반영되는 것이다.

여당은 탄핵정국에서 권성동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를 선출하며 '친윤'(친윤석열)계 중심으로 지도부를 재편했다. 권 권한대행은 "탄핵보다 두려운 것 분열"이라며 연일 지지층 결집을 독려했다.

전날(24일) 비대위원장에 친윤계 권영세 의원이 지명된 것 역시 지지층 결집 행보로 풀이된다. 윤 대통령이 자신의 탄핵 정국에서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밝힌 것도 같은 맥락으로 분석된다.

지지층 이탈 현상은 막았지만, 중도층 표심은 여권의 난제로 남았다. 이번 조사에서 중도층 지지율은 민주당 47.1%, 국민의힘 25.7%로 조사됐다. 두 당 간 격차는 21.4%로 전체 지지율 조사 격차보다 더 크다.

윤 대통령 파면 여부에 따라 내년 상반기 조기대선이 치러질 수 있다. 대선에서는 중도층 표심이 승패를 좌우한다는 점에서 중도층 표심은 여권의 과제로 꼽힌다. 당 지도부가 권영세-권성동 '친윤' 체제라는 점은 외연확장에 장애물로 꼽힌다. 현 지지율 추이가 고착화되면 지방선거 참패 공포가 확산하며 당내 동요 역시 불가피하다.

국민의힘은 지지층 결집과 함께 여당의 안정성을 우선 보이겠다는 전략이다. 동시에 야권의 유력 대권주자인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사법리스크를 집중 공략하며 서서히 중도층 표심을 공략할 것으로 보인다.

여권 관계자는 "지금은 우선 반성할 때"라며 "국민들 앞에 고개 숙이고 여권으로서 민생을 챙기는 모습을 통해 국민들에게 여당으로서 신뢰도를 높이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리얼미터 및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pkb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