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세 비대위' 무거운 짐 지고 출발…당 안정·조기 대선 '과제'

'도로 친윤당' 걱정보다 '내홍' 우려 컸다…안정형 비대위 출범
'지지율 추락' 대국민 사과 가능성…탄핵 인용시 조기 대선 대비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에 지명된 권영세 의원이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해 인사나누고 있다. 2024.12.24/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서울=뉴스1) 신윤하 기자 = 국민의힘이 탄핵 정국을 돌파할 카드로 권영세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를 택했다. 권 의원은 12·3 비상계엄 이후 혼란기를 맞은 당을 안정시키고, 조기 대선 가능성에도 대비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권성동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2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비대위원장 후보로 권 의원을 지명했다. 의원들은 권 권한대행의 인선안을 박수로 추인했다. 윤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가결된지 열흘 만, 한동훈 전 대표가 사퇴한지 8일 만이다.

국민의힘이 권영세 비대위에 거는 가장 큰 기대는 '안정'이다. 탄핵소추안 가결 및 한 전 대표의 사퇴 과정에서 정점을 찍은 계파 갈등을 수습하고, 탄핵 정국을 헤쳐 나가야 한단 것이다.

그간 당내에선 친윤계(친윤석열계) 5선 중진인 권 의원이 비대위원장이 됐을 때 제기될 '도로 친윤당'이란 비판보다, 내홍이 또다시 불거지는 것에 대한 불안감이 컸다. 한동훈 지도부 하에서 지속됐던 친윤계와 친한계(친한동훈계)의 대립을 탄핵 정국에서 되풀이하면 보수가 궤멸할 거란 우려다.

한 친윤계 국민의힘 중진 의원은 뉴스1에 "권 의원이 비대위원장이 되는 것에 대해 국민들의 정서가 좋지 않을 수는 있겠지만, 또다시 당이 분열하는 것만큼은 막아야 한다"며 "지금은 단일대오로 원내지도부와 비대위가 야당에 맞설 때"라고 말했다.

'권성동-권영세' 친윤계 투톱 체제가 본격적으로 출범하면,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절차를 앞둔 윤 대통령에 대한 야당의 공세부터 받아칠 것으로 보인다.

추락하고 있는 당 지지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지도부 차원에서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해 대국민 사과를 진행할 가능성도 열려있다. 김대식 원내수석대변인은 지난 23일 "비대위가 출범하면 공식적으로 다룰 것"이라고 말했다.

헌법재판소가 탄핵을 인용할 경우 내년 3월~5월 열릴 것으로 예상되는 조기 대선도 권영세 비대위의 핵심 과제다. 탄핵 정국에서 중도층의 표심을 잡아 정권 재창출을 이뤄내고, 대선 후보 경선을 이끌어야 하는 어려운 숙제를 안았다.

한 국민의힘 의원은 "누가 비대위원장을 맡든 이번 비대위가 이끌 대선은 사실상 이길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게 정치권의 중론"이라며 "한 전 대표부터 유승민 전 의원, 홍준표 대구시장, 오세훈 서울시장 등 여권 잠룡들이 있고,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까지 대선에 뛰어드는 상황에서 단일화 없이는 가능성이 없는데, 권영세 비대위가 짊어진 짐이 크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오는 26일 상임전국위원회, 30일 전국위원회를 거쳐 권 비대위원장 임명 절차를 완료할 예정이다.

sinjenny97@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