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태균 폭탄' 다시 등장…국힘, 친윤 '투톱' 돌파

명태균, 尹 공천개입 의혹 녹취록 공개돼…외환죄 논란까지
조기대선 가능성…권영세 비대위원장 지명으로 수습 시도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국회의 탄핵소추안 발의일인 12일 서울 중구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윤석열 대통령의 4번째 대국민 담화를 시청하고 있다. 2024.12.12/뉴스1 ⓒ News1 김성진 기자

(서울=뉴스1) 박기범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 이후 잠시 여론의 관심에서 멀어졌던 명태균 관련 의혹이 다시 불거졌다.

더불어민주당은 24일 지난 2022년 윤석열 대통령의 대선 승리 직후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이 명태균 씨와 통화하면서 장관직을 청탁했다는 의혹이 담긴 녹음 파일을 공개했다.

이날 민주당이 공개한 녹음 파일에 따르면 명 씨는 지난 2022년 3월 중순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과의 통화에서 "(윤상현은) 자기가 무슨 외교통상부가 어떻고 (외교 관련해) 13년 일 했고 뭣이 어떻고 막 떠들더라"며 "(윤상현이) 내 보고 형수(김건희)한테 이야기 좀 잘 해주라! 그러더라. (내가) 안 그래도 4시에 만나러 가요 그랬더니 (윤상현은) 니만 믿는다 이러대. 내가 알았어요 그랬다"고 말했다.

이어 "거기(윤상현)도 막 급하다 급해. (외교통상부 장관이 되고 싶다고) '외교통상부에서 내가 뭐(를 많이 했다는)' 이력을 막 얘기하는데"라며 "(그래서 내가 윤상현에게) 내한테 이력 많은 거 이야기해서 뭐 합니까. 외교통상부 장관은 원희룡이도 하고 싶어 죽을라 해요(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윤 의원이 명 씨에게 외교통상부 장관을 원하면서 김건희 여사에게 잘 말해달라는 것으로 해석되는 내용이 담긴 것이다. 이에 앞서 지난 10월31일 민주당이 공개한 윤 대통령 당선인과 명 씨의 통화 녹음에서는 윤 당선인이 "그거는 '김영선이 좀 해줘라.' 그랬는데, 뭐 이렇게 말이 많네. 당에서…"라고 말한 내용이 담겨 있다.

야권은 이같은 통화 내역을 두고 윤 대통령이 당선인 시절 김 의원의 재보궐선거 공천에 영향력을 행사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검찰은 명 씨가 제출한 이른바 '황금폰' 등 휴대전화 3대와 USB 1개에서 이 통화 녹음의 원본 파일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진다. 통화내역에 대한 수사가 본격화되면서 윤 대통령의 당선인 시절 공천 개입 논란을 확산할 것으로 보인다.

경찰이 '12·3 비상계엄 사태'의 기획자로 지목한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의 수첩에서 'NLL(북방한계선)에서 북의 공격을 유도'라는 표현이 적시된 점을 확인해 '외란죄' 적용 가능성이 제기되는 것도 여권엔 악재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윤 대통령에 대한 외환죄 적용 여부를 살펴볼 것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민주당은 지난 9일 윤 대통령과 김용현 전 장관을 외환죄 혐의로 고발하기도 했다.

거듭된 악재는 조기대선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국민의힘 입장에선 조기대선이 치러질 경우 여당 심판론을 피하기 쉽지 않다. 이날 권영세 의원을 비상대책위원장 후보자로 지명한 것은 이같은 우려를 반영한 전략이란 평가다.

권 의원은 과거 여권이 승리한 두 차례 대선에서 상황실장, 상황총장, 선대본부장 등 요직을 맡아 대선을 지휘한 경험을 갖고 있다. 다만, 서울대 법대, 검사 출신으로 윤석열 정보 초대 통일부 장관을 지낸 '친윤'(친윤석열) 인사로 분류되는 점은 약점으로 분석된다.

정치권 관계자는 "윤 대통령 심판론이 거센 상황에서 악재를 수습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pkb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