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빈자리' 여권 잠룡들 '조기 등판' 준비…민주당은 '잠잠'
홍준표·오세훈·안철수·유승민 움직임 활발…이준석 '가세'
朴탄핵땐 문재인·이재명 등 경쟁구도…이번엔 이재명 '1인 체제'
- 구교운 기자
(서울=뉴스1) 구교운 기자 =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로 조기 대선 가능성이 커지면서 홍준표 대구시장이 대선 출마를 시사하는 등 여권은 대선 후보군들의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반면 야권은 김경수 전 경남지사가 조기 귀국한 것 외에 잠잠한 모양새다. 문재인·안희정·박원순·이재명 등 잠룡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던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소추 직후와는 다른 분위기다.
22일 정치권에 따르면 홍 시장은 최근 공개된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차기 대선 출마를 시사했다. 이준석 전 개혁신당 대표 역시 공개적으로 대권 도전을 시사했고, 오세훈 서울시장, 유승민 전 의원, 안철수 의원도 대선 출마 가능성이 거론된다.
반면 민주당은 비상계엄 사태로 촉발된 국정 혼란을 수습하는 데 당력을 집중하고 있다. 민주당은 탄핵안이 국회를 통과한 직후 일주일 동안 국정안정협의체 제안, 상법 개정 관련 토론회 개최, 국회-대한의사협회·대한전공의협의회 간담회 개최, 민생경제회복단 출범했다.
야권 유력 대권주자인 이 대표 역시 조심스러운 행보를 보이고 있다. 그는 지난 18일 팬카페 '재명이네 마을'의 '이장직'을 내려놓으며 "비상한 시국에 업무에 더 주력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 대표는 전날 진행된 윤 대통령 퇴진 집회에 참여하지 않고 메시지도 내지 않았다.
민주당이 8년 전과 달리 절제된 기조로 탄핵정국에 대응하는 것은 당내 역학 구도가 달라졌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2016년 박 전 대통령 탄핵소추 직후엔 문재인 전 민주당 대표, 이재명 성남시장, 안철수 전 국민의당 상임대표, 안희정 충남지사 등 야권 후보들이 치열한 경쟁 구도를 보였다.
하지만 이번 탄핵 국면에선 이 대표가 경쟁이 무의미할 만큼 탄탄한 입지를 확보한 상황이다. 지난 20일 발표된 한국갤럽의 차기 지도자 여론조사에서 이 대표는 37%로 1위였다. 2위권에 한동훈 전 대표, 홍 시장이 각 지지율 5%였다. 아울러 '일극체제'라 불릴 만큼 당에 대한 이 대표의 장악력이 강한 터라 다른 야권 잠룡들이 움직일 공간이 없다는 분석이다.
이런 상황에서 성급한 대권 행보는 이 대표가 탄핵이라는 국가적 불행의 반사이익을 노린다는 인상을 심어줘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판단이다. 따라서 윤 대통령의 파면이 가시화될 때까지는 국정 혼란을 수습하는 역할을 하며 '안정적 지도자'의 모습을 부각하는 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추후 다른 야권 잠룡들이 등판할 가능성을 배제할 순 없다. 김동연 경기지사는 올해 전해철 전 의원을 도정자문위원장으로 임명하는 등 친문 인사들을 연달아 경기도청으로 불러 모았고, 탄핵 국면에서도 목소리를 적극 냈다.
김경수 전 경남지사는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하자 다음 달로 예정된 일정을 앞당겨 이달 귀국해 현안에 적극 목소리를 내고 있다. 국회의 비상계엄 해제 과정에서 나타난 우원식 국회의장의 존재감도 부각되고 있다. 다만 우 의장은 지난 19일 외신 기자회견에서 대선 출마에 대해 "아직 생각해 본 적이 없다"며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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