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계엄 당시 텔레방 유출된 국힘…의총서 "폰 열면 유출자 특정"
권성동 "폰 열면 특정될 텐데…그렇게 할 순 없지"
비대위원장 주호영 거론…추천위서 선수별 의견 수렴
- 신윤하 기자, 박기현 기자, 신은빈 기자
(서울=뉴스1) 신윤하 박기현 신은빈 기자 = 권성동 당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가 18일 의원총회에서 12·3 비상계엄 사태 당일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이 속한 텔레그램 단체 대화방 내용 캡처본이 유출된 것에 대해 "휴대전화를 다 열어보면 (누가 유출했는지) 특정될 텐데 우리가 그렇게 할 수 없진 않느냐"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국민의힘은 이날 의원총회에서 비상대책위원장 인선과 관련해 후보추천위원회를 구성하고 선수별로 의견을 청취하기로 결정했다. 의원총회에선 6선인 주호영 국회부의장의 이름이 거론된 것으로 확인됐다.
권 권한대행은 이날 의원총회가 끝나고 기자들과 만나 "국민의힘 단톡방 캡처본으로 모 언론사에서 보도했는데 캡처본이 있는 그대로 보도된 게 아니라 편집해서 보도됐다"며 "그 부분에 관해서 언론중재위원회에 제소했단 말씀을 드리고, 다른 언론사에서도 그 캡처본을 인용해서 기사를 작성하지 말길 부탁한다"고 말했다.
이날 의원총회에선 비상계엄 당일 국민의힘 의원들이 모인 텔레그램 단체 대화방을 보도한 한겨레 기사와 유출자에 대한 격앙된 분위기가 이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권 권한대행은 "휴대전화를 다 열어보면 (누가 텔레그램 대화방 캡처를 유출했는지) 특정될 텐데 우리가 그렇게 할 수 없진 않느냐"고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국민의힘 의원은 "캡처본에 주진우 의원은 '변호사님'으로, 김소희 의원은 '기후변화센터'로 저장이 돼 있다"며 "각자 전화번호에 서로 의원 이름을 저장해둔 방식이 다른데, 각자 어떻게 저장했는지 확인해 보면 누가 유출한 건지 나올 것 아니냐. 근데 그렇게까지 색출할 순 없단 취지의 발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의원이 텔레그램 내용을 유출했을 뿐만 아니라, 내용을 편집해 비틀어서 유출한 것은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는 것에서 격앙된 게 있었다"고 부연했다.
이날 의원총회에선 주호영 국회부의장이 비대위원장 후보로 언급된 것으로 확인됐다. 한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뉴스1과의 통화에서 "3선의 한 의원이 주 부의장이 비대위원장을 하는 게 좋겠다고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권 권한대행은 이날 의원총회가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나 "비상대책위원회 설치와 관련해 아직까지 의원들의 의견을 수렴하지 못했다"며 "(의원) 선수별로 의견을 들어 저에게 제시하도록 말씀을 드렸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은 선수별로 초선, 재선, 3선 모임에서 의견을 수렴해 비대위원장에 적합한 사람을 권 권한대행에게 추천할 예정이다. 김대식 원내수석대변인은 "원내에서 해야 한다는 것은 의견이 모아졌다"고 설명했다.
국민의힘은 지난 2022년 정진석 당시 국회부의장이 비대위원장을 맡자 국회부의장의 비대위원장 취임 효력을 두고 논란이 일었고, 정우택 전 의원으로 국회부의장을 교체한 바 있다.
한 중진 국민의힘 의원은 "비대위원장 후보와 관련해 되도록 구체적인 실명은 언급하지 않고 원론적인 이야기만 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국민의힘 의원은 "주 부의장이 언급은 됐지만 가능성은 거의 없는 이야기 같다"며 "윤석열 대통령이 살아있을 땐 정진석 당시 부의장이 자리를 내려놓고 비대위원장으로 왔지만, 주 부의장이 그럴 이유는 지금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자리에선 선수별 대표 의원이 비대위원으로 참여해 집단지도체제로 비대위를 운영해야 한단 의견도 나왔다.
김도읍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의원총회 도중 기자들과 만나 "5~6선 중에 경험이 많은 분, 친윤(친윤석열계) 색이 옅은 분이 계시면 그분들이 비대위원장을 하시고 초재선, 3·4선 선수별로 대표 의원을 뽑아서 비대위원으로 넣고 당대표 권한대행이 비대위원장을 임명해, 그분이 마음대로 비대위원을 뽑으면 계파 논쟁이 불식되고 민주성이 확보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렇게 하면 선수별 대표이기 때문에 아무래도 중량감도 있고 당헌을 안 바꾸더라도 집단지도체제와 유사한 식으로 가면서 비대위가 책임을 질 수 있는 상황으로 간다"고 했다.
그는 권 권한대행이 비대위원장을 겸임하는 것에 대해선 "정당에 원내대표, 당대표 마이크가 두 갠데 한 분이 이걸 감당을 못한다"고 했다.
sinjenny9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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