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심판' 헌법재판관 임명 충돌…한 대행에 쏠리는 국민시선

민주 인청특위 단독 강행…"국힘 안 들어와도 절차대로 진행"
한대행 임명 안 하면…"마땅한 대책 없지만…결국 임명할 것"

박지원 헌법재판관 선출에 관한 인사청문특별위원회 위원장이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헌법재판관 선출에 관한 인사청문특별위원회 제1차 전체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이날 국민의힘은 헌법재판관 선출에 관한 인사청문특위에 불참했다. 2024.12.18/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서울=뉴스1) 한병찬 기자 = 여야가 국회 추천 몫 헌법재판관 후보자 3명(조한창·정계선·마은혁)의 임명을 두고 첨예한 대립을 벌이고 있다. 국민의힘은 인사청문회 보이콧을, 더불어민주당은 임명 절차 강행 의지를 밝힌 가운데 시선은 헌법재판관 임명 열쇠를 쥔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에게 쏠리고 있다.

18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은 이날 헌법재판관 임명을 위한 국회 인사청문특별위원회(인청특위) 첫 회의를 열고 박지원 민주당 의원을 인청특위 위원장으로 선출했다. 회의 불참 의사를 밝힌 국민의힘 소속 위원들은 전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민주당은 국민의힘이 인청특위에 참여하지 않더라도 오는 23~24일 이틀간 헌법재판관 후보 인사청문회를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다. 이후 27일 본회의를 열어 임명동의안을 본회의에 부의, 표결을 강행할 예정이다.

민주당은 국민의힘이 대통령 권한대행에게는 헌법재판관 임명 권한이 없다며 인청특위를 보이콧하는 등 '재판 지연 전략'을 펼치자 임명 절차 강행이라는 맞불을 놓은 것으로 보인다. 현재 헌법재판소 6인 체제에서는 6명 전원이 만장일치가 돼야 윤 대통령의 탄핵을 인용할 수 있고 정당성 논란도 제기될 수 있기 때문이다.

헌법재판관 후보자 임명동의안은 국회 본회의에서 재적 의원 절반 이상이 출석하고 출석 의원 과반이 찬성하면 통과된다. 민주당이 국회 과반을 차지한 만큼 인사청문회와 본회의 통과는 어렵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우원식 국회의장 또한 이날 "국회의 인사청문 절차가 마무리되는 즉시 국회 선출 헌법재판관 3인을 임명하는 것이 합당하다"며 신속한 절차 진행을 약속했다.

결국 시선은 헌법재판관 임명권을 쥔 한 권한대행에게 쏠리고 있다. 국민의힘은 일찌감치 한 권한대행이 헌법재판관을 임명하는 건 법리적으로 문제가 있다며 압박하고 나선 상황이다. 한 권한대행이 헌법재판관을 임명하지 않고 버틸 경우 민주당 입장에서도 뾰족한 대응책이 없기 때문이다.

인청특위 소속 민주당 의원은 통화에서 "사실 한 권한대행이 임명하지 않으면 마땅한 방법이 없다"며 "헌법상 본인이 해야 할 의무를 이행하지 않았다며 탄핵 대상이라고 주장은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한 권한대행을 겨냥해 설득과 압박을 병행하겠다는 입장이다. 인청특위 야당 간사인 김한규 민주당 의원은 이날 라디오에서 "국민의힘이 여러 시나리오를 짜겠지만 국회에서는 방안이 없고 한 권한대행을 압박해 임명해서는 안 된다고 설득하고 있지 않겠나"라며 "저희는 법을 지키는 정당이기 때문에 합법적인 설득과 압박을 병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한 권한대행을 향해 '탄핵'까지 거론하며 강하게 압박하기도 했다. 황정아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비선출 권력인 권한대행이 선출 권력인 입법부를 침범할 수 없다. 한 권한대행은 내란의 공범으로 남을 것인지 국민의 공복으로 남을지 선택하라"며 만일에 대비해 탄핵안을 준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율사 출신의 한 민주당 의원은 통화에서 "헌법소원이나 권한쟁의 심판을 제기할 수는 있겠지만 시간이 소요되는 방법"이라며 "법조계에서도 권한대행이 임명할 수 있는 것으로 의견이 일치되고 있는 만큼 한 권한대행이 임명을 안 하기에는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극단적으론 한 권한대행을 탄핵할 수는 있지만 더 큰 정치적 혼란을 가져올 수 있다"며 "다음 국무위원 순서로 내려간다 해도 똑같은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에 좋은 방법은 아니다"고 말했다.

민주당 원내 핵심 관계자도 "한 권한대행이 국민적 비판을 떠안으면서까지 임명을 반대할 수 없을 것"이라며 "국민의힘 또한 23~24일 인사청문회에 결국 들어올 것"이라고 했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가 우원식 국회의장을 만나기 위해 1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에 들어서고 있다. 2024.12.15/뉴스1 ⓒ News1 국회사진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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