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병은 안돼" 국힘 비대위원장 당내 인사 가닥…'친윤' 극복 과제

권성동·권영세·나경원·원희룡 등 후보군…원내 인사 유력 분위기
'탄핵 위기 尹·韓 때문' 인식 확산…보수결합·외연확장 한계 우려도

국민의힘 권성동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왼쪽부터), 나경원 의원, 권영세 의원.

(서울=뉴스1) 박기범 기자 = 국민의힘이 탄핵 정국 위기를 수습할 비상대책위원장에 당내 인사를 임명하기로 했다. 윤석열 대통령, 한동훈 전 대표 등 외부인사가 당 주요 직책을 차지한 이후 여권이 위기에 빠지자 일각에서 '용병불가론'이 힘을 받는 모습이다. 친윤(친윤석열) 이미지 극복은 과제로 꼽힌다.

17일 여권에 따르면 5선 권영세·나경원·권성동 의원과 3선 국회의원, 제주도지사를 지낸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 등 당내 중량급 인사가 비대위원장 후보군으로 꼽힌다.

전날(16일) 국민의힘 중진들은 비대위원장 조건으로 "당의 안정과 화합, 쇄신을 이끌 수 있는 '당내 인사'"로 의견을 모았다. 중진들의 이같은 총의를 의원총회에서 전달받은 국민의힘 의원들도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전해진다.

유력 후보는 원내인사로 좁혀지는 분위기다. 당초 권영세·나경원 의원이 거론됐는데, 혼란을 효율적으로 수습하기 위해 권성동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가 비대위원장을 맡는 방안도 논의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대위원장은 전날 사퇴한 한동훈 전 대표를 대신해 당을 지휘한다. 윤 대통령 탄핵 소추로 내년 상반기 대선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만큼 비대위원장은 조기대선을 이끌 수도 있다.

탄핵 정국으로 여권을 향한 '책임론'이 만만치 않은 상황에서 중도층, 범보수층을 결집할 수 있는 외부인사 영입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있었다. 하지만 지지층을 결집하고 당내 화합을 이끌기 위해 당내 인사를 선임하는 데 의견이 모이는 분위기다.

최근 여권의 위기가 윤 대통령과 한 전 대표 등 외부인사로 인한 것이란 문제 의식도 커지고 있다. 여권의 대권주자인 홍준표 대구시장은 윤 대통령과 한 전 대표를 향해 "용병이 당을 망쳤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나경원 의원은 "우리 당과 아무 인연이 없었던 인물을 그저 이용해 보려는 욕심이 있었던 것 아닌가"라며 용병불가론에 공감대를 나타냈다.

윤 대통령과 한 전 대표의 당선과 낙선 등 선거를 통해 민심을 경청하고 상대와 타협하는 '정치경험' 부족도 당내 중진 선호로 이어지는 모습이다.

다만 이들 대부분이 친윤계로 분류되는 점은 약점으로 꼽힌다. 권영세 의원은 윤석열 정부 통일부 장관을 지냈다. 친윤 핵심 4인방 중 한명인 권 권한대행은 윤석열정부 출범 이후 주요 직책을 맡지 않아 '친윤' 이미지가 억울하다는 당내 평가도 있지만, 국민 시선은 이와 다르다.

앞서 전당대회에서 친윤계의 거센 비판을 받은 나경원 의원은 탄핵 정국에서 탄핵을 찬성한 한 전 대표를 비판하고, "언론기사 63건으로 탄핵하는 것은 아니다"고 탄핵 절차에 문제를 제기했다.

당의 '친윤' 이미지는 '범보수연대' 전략에도 차질을 빚을 수 있다. 최근 여권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대선 당시 자유한국당·국민의당·바른정당 등 보수가 분열돼 패배했다며 보수결집을 도모하고 있다.

pkb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