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 같이 하자" vs "대통령 놀이"…尹 탄핵 후 국정주도권 신경전

(서울=뉴스1) 임세원 조현기 박소은 기자 =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 뒤 국정 주도권을 두고 여야가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정국 주도권을 쥔 야당은 국정안정협의체 구성을 제안하며 거침 없는 수권 행보에 나섰다. 여당은 극심한 당 내홍 수습책에 골몰하면서도 야당의 국정 참여에는 날선 반응을 보이며 일축하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국정안정협의체는 대통령 권한대행도 동의하는 꼭 필요한 일"이라며 "모든 논의 주도권은 국민의힘이 가져도 좋으니, 국민의힘도 꼭 참여해 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혹시라도 국정 전반에 대한 협의체 구성이 부담스러우면 경제와 민생 분야에 한정해서라도 협의체 구성을 요청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민주당은 경제 분야 협의체 구성을 주도해 주요 쟁점 법안 통과를 끌어낼 전망이다. 이 대표는 전날에도 정부와 추가경정예산안(추경) 편성을 신속하게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뒤이어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민생 경제 회복을 위한 입법 추진을 신속히 해야 한다"며 이 대표의 전 국민 25만 원 지원금 법을 비롯해 사실상 내수 진작을 위한 적극적인 재정 정책의 필요성을 시사하는 발언을 했다.

국민의힘은 곧바로 불쾌감을 표현했다. 권성동 국민의힘 당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열린 의원총회에서 "본회의에서 본인들 마음대로 감액안을 통과시킨 지 고작 5일이 지났는데, 추경 논의가 말이 되는가"라며 "예산 삭감으로 인해 피해를 보게 된 취약계층과 서민에 대한 사과가 필수"라고 꼬집었다.

권 권한대행은 이날 오전 최상목 경제부총리와의 접견에서도 "(추경은) 병 주고 약 주는 격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이어 정부가 야당의 주장에 흔들리지 말고 민생 경제를 살리기 위한 경제정책 수립과 예산 집행에 만전을 기해주시길 당부한다는 취지로 말했다.

한동훈 대표가 사퇴하면서 권 원내대표가 권한대행을 맡는 과도기 체제로 접어든 국민의힘은 이날 오전 주요 내각 인사들을 만나 집권 여당의 존재감을 잃지 않기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다.

권 권한대행은 전날 한덕수 권한대행을 만나 당정이 중심이 되는 국정운영 구상을 제안한 데 이어 이날 오전 이주호 사회부총리를 만나 의정 갈등과 의대 입시에 각별히 신경 써달라고 당부했다.

동시에 민주당에 대한 견제의 수위도 높이고 있다. 권 권한대행은 오후 의원총회에서 "이재명 대표는 벌써 대통령이 다 된 듯한 대통령 놀이에 빠지지 않길 바란다"라며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체제는 이 대표의 섭정 체제가 아니다"라고 일갈했다.

say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