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나라 잘 되게 끝까지" "여러분 지킬 것"…약속 지킬까

중도층·지지층 겨냥 정치복귀 시사…대권 도전 출구 열어놔
여권 잠룡…'보수 단결' 국면서 정치적 활동 공간 생길수도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당대표직 사퇴 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4.12.16/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서울=뉴스1) 박기범 기자 =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16일 당대표직을 사퇴하면서 차기 대선 출마를 위한 출구를 열어둔 모습이다. 지지층을 향해 "여러분을 지키겠다"고 한 발언은 상징적이다.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사법리스크를 싸잡아 비판하며 보수층과 중도층을 동시에 겨냥했다.

한 대표는 16일 기자회견을 열고 "최고위원들의 사퇴로 최고위원회가 붕괴돼 더 이상 당대표로서 정상적 임무수행이 불가능해졌다"며 당대표 사퇴를 선언했다. 윤 대통령 탄핵안 가결 이후 당내 친윤(친윤석열)계의 압박 속 5명의 선출직 최고위원이 모두 사퇴해 대표직 수행이 불가능했다.

여당 비상대책위원장과 당대표 등 화려하게 정치권에 입문한 한 대표는 정치권 등장 1년 만에 위기를 맞은 모습이다. 원외 인사인 그는 당대표 사퇴로 중앙정치권에서 멀어질 수밖에 없다. 탄핵안 가결 과정에서 당내 주류인 친윤(친윤석열)계의 거센 비판을 받으면서 허약한 당내 입지도 드러났다.

다만, 여권의 잠룡으로서 그의 가치는 여전하다는 평가다. 뉴스1이 여론조사기관 ㈜엠브레인퍼블릭에 의뢰해 10일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차기 대통령감으로 누가 가장 적합하다고 보나'라는 질문에 범보수 진영에서 한 대표는 7%로 1위를 차지했다.

그 뒤를 △홍준표(5%) △오세훈(4%) △안철수(4%) △원희룡(2%) △이준석(2%) △유승민(1%) 등이 이었다. 다른 인사들과 큰 차이가 나진 않지만, 한 대표의 잠룡으로서 가치는 남아있는 모습이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당대표 사퇴 관련 기자회견을 마친 뒤 지지자들을 향해 주먹을 불끈 쥐고 있다. (공동취재) 2024.12.16/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최근 보수권이 '단결'을 외치고 있어 향후 한 대표에게 정치적 복귀 공간이 생길 것으로 예상된다. 한 대표 역시 이날 지지자들을 향해 "저는 괜찮다. 이 나라가 잘되게 하는 데 끝까지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여러분이 저를 지키려고 나서지 마세요. 제가 여러분을 지키겠다"며 정치권 복귀를 시사했다.

윤 대통령과 이 대표를 겨냥한 메시지도 주목된다. 한 대표는 탄핵안 찬성을 "후회하지 않는다"며 중도층을 겨냥했다.

또한 "부정선거 음모론자들, 극단적 유튜버 같은 극단주의자들에게 동조하거나, 그들이 상업적으로 생산하는 공포에 잠식당한다면 보수의 미래는 없을 것"이라며 "헌법과 민주주의를 지켰다. 그것이 진짜 보수의 정신, 제가 사랑하는 국민의힘 정신"이라며 자신을 향한 '배신자' 프레임 극복도 시도했다.

이재명 대표를 향해 "계엄이 잘못이라고 해서 민주당과 이 대표의 폭주, 범죄혐의가 정당화되는 것은 절대 아니다"고 한 것도 지지층을 겨냥한 발언으로 분석된다.

한편 이번 조사는 무선전화번호 RDD 방식으로 피조사자를 선정, 구조화된 설문지를 이용한 전화면접조사로 진행됐다. 표본 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p), 응답률은 14.4%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pkb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