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이어 한동훈 하차…이재명 "대선" 안 꺼내는 대선 행보

초당적 '국정안정협의체' 제안…국힘 거절엔 "주도권 다 가져라"
트레이드 마크 '민생·경제' 선명성 강조…수권 행보 당분간 계속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최고위원 발언을 듣고 있다. 2024.12.16/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서울=뉴스1) 구진욱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이제 공은 헌법재판소로 넘어갔다. 탄핵 심판 절차가 시작되면서 '조기 대선'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는 가운데 유력한 대권 주자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행보에도 관심이 쏠린다.

이 대표는 정부·여당의 리더십이 부재한 상황에서 '국정 안정'과 '민생·경제 회복'을 내세우며 벌써부터 자신의 대권 가도의 기틀을 닦는 모습이다. 16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까지 대표직에서 물러날 것으로 보여 압도적인 잠룡으로 주목받고 있다.

정치권에 따르면 이 대표는 전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회와 정부가 함께하는 '국정 안정 협의체'를 제안했다. 국정 안정을 위해 초당적으로 협조하겠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국회·정부가 함께하는 국정 안정 협의체 구성을 제안한다"며 "민주당은 모든 정당과 함께 국정 안정과 국제 신뢰 회복을 위해 적극 협력할 것이다. 국회와 정부가 대한민국 전반에 불어닥친 위기를 조속히 매듭지을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을 향해서는 "이제는 국회의 구성원, 제2당으로서 국정 안정, 민생 회복이라고 하는 큰 공통의 목표에 협조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생각한다"며 "이를 협조하지 않는다면 정당 존재 이유가 없는 것이다. 작은 이익을 따지다가 큰 역사의 물결에 휩쓸려 가는 일이 없길 바란다"고 경고했다.

윤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이 국회를 통과하며 조기 대선이 가시화되자 대권 주자로서의 면모를 강조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붕괴 수순인 국민의힘과 차별화를 꾀하는 동시에 국정 안정에 책임감을 갖고 흔들림 없는 리더십을 보이겠다는 것이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뉴스1과의 통화에서 "지난 2016년 박근혜 전 대통령 때와 거의 유사하다"며 "탄핵심판 절차와 대선 준비가 비슷한 시간표로 진행될 가능성이 크기에, 선례에 맞춰 준비가 진행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은 같은 날 이 대표의 제안에 적극 협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여당이 된 것처럼, 국정운영 책임자가 된 것처럼 행동하는 것은 옳지 않다"며 사실상 이 대표의 제안을 거절했다.

하지만 '민생과 경제' 두 가지 키워드에서만큼은 그동안 선명한 입장을 견지해 왔던 이 대표는 이날에도 협의체 주도권을 모두 국민의힘에게 양보한다면서 국민의힘을 압박했다. 정국 안정에 책임을 져야 하는 여당에게 물러설 수 없는 카드를 내밀면서 수권 정당으로서의 면모를 부각한 것이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든 논의 주도권을 국민의힘에서 가져가도 좋다"며 "혹시라도 국정 전반 협의체 구성이 부담스럽다면 경제분야에 한정해서, 민생 분야에 한정해서라도 구성을 요청드린다"고 밝혔다.

선명성을 부각하기 위한 이 대표의 민생·경제 행보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앞서 이 대표는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줄곧 민생과 경제 회복에 앞장서 왔다. 지난 9일에는 용산역 철도노조 사무실을 방문해 일주일간 이어져 온 철도 파업을 중재하는 등 한국철도공사와 노조 간의 최종적인 협상을 끌어내기도 했다.

그는 지난 11일에는 민주당 '비상경제점검 회의'를 주재하고 반도체 가격 하락으로 수출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이 높은 중소벤처기업들의 생존을 위해 특별자금 지원 방안을 살펴보겠다고 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기존에 비상계엄 선포가 없었다면 상법 개정안 추진이 언급했던 정기국회 내 이뤄졌을 것"이라며 "탄핵 국면이 끝나는대로 바로 추진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16일 국회에서 주한미국상공회의소 관계자를 접견해 한미 간 무역 관계를 점검할 것으로 보인다.

kjwowe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