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한동훈 '2막' 열릴까…다른듯 닮았던 '정치 신인'
尹 대통령·韓 비대위원장→여당 대표…검사에서 권력 정점 등극
타협 부재 등 정치경험 부족 한계…尹 파면 위기·韓 아직은 잠룡
- 박기범 기자
(서울=뉴스1) 박기범 기자 = 검사 출신으로 여당 정치의 핵심 정치인으로 올라섰던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나란히 추락 위기에 직면했다. 정치경험 부족이란 한계를 극복하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두 사람 정치적 위기를 '정면돌파'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정치적 환경이 녹록지 않은 만큼 험난한 여정이 예상된다.
15일 여권에 따르면 윤 대통령과 한 대표는 화려하게 정치권에 등장했다. 윤 대통령은 정치참여 선언 직후 대통령으로 선출되며 정치권력의 정점에 올랐고, 한 대표는 여당의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정치 인생을 시작한 이후 곧바로 여당의 대표까지 거머쥐었다.
두 사람은 같은 날(14일) 나란히 정치적 위기도 맞았다. 윤 대통령은 자신의 탄핵소추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대통령 직무가 정지됐다. 윤 대통령 탄핵에 찬성한 한 대표는 '부결' 당론을 어겼다는 이유로 당내 반발에 직면한 상황이다.
5명의 선출직 최고위원 모두 사의를 표명하면서 '한동훈 체제' 붕괴도 임박한 모습이다. 국민의힘 당헌·당규에 따르면 선출직 최고위원이 4명 이상 사퇴하면 최고위원회의는 해산되고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된다.
한 대표는 대표직 사퇴요구를 일축하고 있다. 친한(친한동훈)계에서는 당헌상 당대표 권한대행은 당대표 '사퇴 또는 궐위' 시 둘 수 있다는 규정을 들어 비대위원장 임명권이 한 대표에게 있다는 주장도 펼친다. 다만, 당내 지지를 잃었다는 점에서 당 대표직 수행은 쉽지 않은 상황이다.
두 사람의 정치적 위기 배경에는 경험 부족에 따른 불통이 자리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선과 낙선 등 선거과정을 통해 민심을 경청하고 상대와 타협하는 정치경험이 부족하다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윤 대통령은 '여소야대' 정국을 겪으면서도 야당과 소통하지 않았다. 총선 참패 이후 이재명 대표를 한 번 만난 것이 고작이다. 22대 국회 개원식에도 참석하지 않았다. 대통령이 개원식에 참석하지 않은 것은 1988년 2월 제6공화국 체제 이후 처음이다.
한 대표 역시 당을 이끌면서도 당내 소통에 부족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탄핵안 표결을 앞두고 '부결' 당론 속 탄핵에 찬성한 것은 소통 부족의 모습을 보여준다. 친윤(친윤석열)계 김재원 최고위원은 한 대표에 대해 "정치는 많은 사람의 동의를 구하는 과정인데 이 과정을 소홀히 하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주장을 고집하는 면도 비슷하다. 윤 대통령은 의대정원 증원 등 이슈에서 한발도 물러서지 않았다. 탄핵 정국에서도 끝까지 법률적으로 다퉈보겠다는 입장이다.
한 대표 자신을 향한 책임론에 "제가 투표했느냐"고 맞섰다. 탄핵에 찬성해 책임론에서 자유로울 수 있지만, 과거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당시 지도부가 사퇴한 사례와 비교하면 책임 정치에 어긋난다는 비판을 피하기 쉽지 않다.
두 사람의 정치적 미래에 대한 전망은 엇갈린다. 윤 대통령은 헌법재판소의 판단에 따라 정치적 운명이 결정된다. 헌재가 탄핵소추안을 인용할 경우 대통령직에서 파면된다. 기각되더라도 낮은 지지율, 여소야대 정국 등으로 인해 대통령직 수행이 쉽지 않다.
한 대표도 어려움이 예상된다. 탄핵 표결에서 여당 내 찬성은 12명이다. 20명의 친한계 중에서도 일부만 한 대표에게 동참한 것이다. 지난 전당대회에서 함께 한 '팀한동훈'도 장동혁·진종오 최고위원 사의로 해체됐다.
다만, 보수진영의 차기 주자로서 회생은 남아있다는 평가다. 총선 패배에도 한 대표는 전당대회에서 60%가 넘는 압도적 지지로 당선됐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당시 분열하며 대선에서 패배했던 경험도 한 대표에게 정치적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최근 여권에서는 "분열하면 안 된다"는 경계의 목소리가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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