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대통령 尹, 국정주도 누가…이재명 영향력 vs 친윤 수렴청정
이재명, '尹정부 심판 명분' 국정에 적극 관여할 듯
권성동, 한동훈 체제 붕괴로 친윤 중심 당재편 주도
- 김지현 기자
(서울=뉴스1) 김지현 기자 = 윤석열 대통령 탄핵안 통과로 여권의 목소리에 힘이 더 빠진 가운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영향력은 야권 테두리를 넘어설 만큼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윤석열 정부에 대한 '심판 명분'으로 정국 주도권을 쥘 수 있어 정치권에서는 이재명 대표가 정국의 주도권을 쥐고 국정에 영향력을 크게 미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친윤석열계인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무너진 한동훈 대표 체제를 친윤 중심으로 재편하면서 윤 대통령을 대신해 국정에 적극 개입할 수 있다는 점에서 여야 간 충돌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15일 정치권에 따르면 전일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해 가결되면서 한덕수 국무총리가 윤 대통령의 대통령 권한을 이양받았다.
현행법상 대통령 권한대행의 업무 범위와 권한은 명확히 규정돼 있지 않지만, 한 총리 역시 '12·3 비상계엄 사태'의 피의자로 수사를 받고 있는 데다 야당에서는 한 권한대행에 대한 탄핵안까지 검토 중이라 '한 총리가 권한대행으로서 최소한의 권한만 수행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는 이재명 대표가 향후 정국 주도권을 가질 것이라는 예상까지도 이어진다. 조기 대선 가능성이 커진 상황에서 범야권을 통틀어서도 이 대표의 대항마가 딱히 보이지 않을 정도로, 그의 존재감이 이번 계엄 사태로 인해 더욱 커졌기 때문이다.
실제 이 대표는 전날(14일) 탄핵안이 국회의 문턱을 넘었지만, 담담한 표정을 유지한 채 들뜬 당 분위기 단속에 나섰다. 또한 민주당 내부의 '언행 유의' 지침도 내렸다.
노종면 민주당 원내대변인에 따르면 이 대표는 전날 "이것이 승리는 아니다"라며 "책임감 있게 신뢰 주는 당과 국회 모습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노 대변인은 "본의가 아니더라도 제3자가 보시기에, 국민이 보시기에 오해할 수 있는 언행들을 각별히 유의해달라는 당부가 있었다"고 전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이 같은 지침을 남긴 채 곧바로 국회 앞에서 윤 대통령 탄핵 촉구 집회에 참석한 시민들에게 감사 인사를 표하기 위해 이동했고, 그 자리에서 "궁극적인 승리를 향해 함께 나아가자"고 했다.
윤 정부에 대한 '심판론'을 제기하면서 정국의 안정을 위해 정치인으로서의 입지를 더욱 강화하겠다는 의지 표명으로도 해석된다.
이 대표는 윤 대통령의 탄핵안이 가결된 하루 뒤인 이날에도 기자회견을 통해 국정 공백 수습에 방점을 둔 메시지를 낼 것으로 보인다.
'계엄 사태' 이후 국내 경제·산업 불안정성을 해결하기 위한 방향성을 제시하면서 민생 회복에 힘쓸 것으로 예상된다.
정치권에서는 조기 대선 가능성이 큰 상황에서 한 권한대행의 정국 안정 방안보다 이 대표의 향후 대권주자로서의 메시지가 사람들의 이목을 사로잡을 것으로 관측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윤 대통령 탄핵안이 국회에서 가결된 이후 선출직 최고위원 5명 모두 사의를 표명하면서 '한동훈 체제' 붕괴가 임박했다.
친한동훈계는 한 대표가 사퇴하지 않아 비대위 구성 요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맞서고 있다. 한 대표 역시 자신을 향한 사퇴요구를 일축하며 대표직을 지키겠다는 뜻을 밝혔다.
하지만 한 대표가 물러나면 권성동 원내대표가 당대표 권한대행을 겸임하면서 비대위원장을 인선하는 등 친윤계가 당권을 잡을 가능성이 높다.
권 원내대표가 한 대표 끌어 안을 수도 있다는 시각도 있다. 탄핵안 가결로 당내 반발에 직면했지만 최근까지 여권 내 잠룡으로 평가된 만큼 대선 과정에서 한 대표의 역할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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