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합법계엄" 한동훈 "탄핵·제명" 원내사령탑은 '친윤'…사분오열 국힘
한동훈 "당론 탄핵 찬성해야" vs 권성동 "반대 당론" 대립각
오세훈·김태흠 등 지자체장도 '탄핵 찬성' 가세 혼란상 극심
- 박소은 기자
(서울=뉴스1) 박소은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소추안 2차 표결을 이틀 앞둔 12일 국민의힘이 분열하는 모양새다.
질서 있는 퇴진을 준비하던 한동훈 대표는 윤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를 두고 사실상 '내란 자백'이라며 대립각을 세웠다. 한 대표가 윤 대통령의 출당·제명 조치에 착수하자 당 주류는 '친윤'(친윤석열) 권성동 의원을 원내대표로 옹립하며 맞불을 놨다.
한 대표는 이날 오전 윤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 발표 직전 입장 발표를 통해 "윤 대통령 탄핵에 찬성한다. 대통령이 우리 당의 요구와 본인의 일임에 따라 논의 중인 조기 퇴진에 응할 생각이 없다는 것을 확인했다"라며 "다음 표결 때 우리 당 의원들이 회의장에 출석해 소신과 양심에 따라 표결에 참여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의 담화가 끝난 이후에도 기자들과 만나 "이런 담화가 나올 거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담화를 보고 윤 대통령 제명·출당을 위한 윤리위 소집을 긴급 지시했다"라며 "우리 당은 당론으로 탄핵에 찬성해야 한다"라고 거듭 강조했다.
곧바로 원내대표 선출 의원총회로 향해 윤 대통령의 담화에 대한 비판을 이어갔다. 그는 "그(담화) 내용은 지금 상황을 반성하는 것이 아니라 상황을 합리화하고 사실상 내란을 자백하는 취지의 내용"이었다고 평가했다.
그러자 일부 의원들은 "사퇴하세요"라며 거세게 항의했다. 특히 대통령실 출신의 친윤(친윤석열)계 강명구·임종득 의원은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기도 했다. 강 의원은 "무엇을 자백했단 말이냐 말해보라"고 따져 물었고, 임 의원은 "이 자리가 무슨 자리예요. 무슨 자리냐고요"라고 항의했다. 의원들의 집단 반발이 이어지자 한 대표는 "반말하지 마라. 경어를 쓰라. 야유하듯 말하지 말라"고 날선 반응을 보였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후 의원총회에서 권성동 의원을 선출했다. 탄핵 표결을 자유의사에 맡겨야 한다고 주장했던 김태호 의원은 34표, 권 의원은 72표로 큰 차이를 보였다.
권 원내대표는 선출 직후 한 대표와 대립각을 세웠다. 탄핵 찬성으로 돌아서기 위해서는 의원들의 중지를 모아야 한다고 선을 그었고, '내란 자백'이라고 한 윤 대통령의 담화를 두둔하기도 했다.
권 원내대표는 의총 이후 기자들과 만나 "현재 당론은 '탄핵 부결'이다. 이를 변경하려면 의원 3분의 2 이상의 동의가 필요하다. 의원들의 총의를 모으겠다"라며 "얼핏 보니 (윤 대통령의 담화는) 본인이 비상계엄을 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에 대한 본인의 소명서로 보였다"고 했다.
당내뿐 아니라 원외 국민의힘 소속 단체장들 역시 윤 대통령 탄핵 논란에 가세하며 여론에 불을 붙였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결자해지해야 할 대통령은 침묵하고 있고, 당은 사분오열했다. 지금까지 밝혀진 사실만으로도, 탄핵소추를 통해 법의 심판을 받아야 한다"라며 "당은 이런 국가적 사안 앞에서 하나여야 하고 분열하면 안된다"고 강조했다.
김태흠 충남지사도 "나라가 결딴날 상황인데 안일한 생각으로 우왕좌왕하는 국민의힘이 참 한심하다"라며 "저 역시 탄핵을 반대하고 질서 있는 퇴진과 안정적인 국정 수습을 원한다. 이런 상황이라면 국민의힘 전 의원은 탄핵 표결에 참여해, 육참골단의 심정으로 탄핵 절차를 밟자"고 힘을 보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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