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담화 후 권성동 선출 '반 탄핵 진용' 갖춰…한동훈 '탄핵 가세'

尹, 닷새 만에 출근해 대국민담화 녹화 발표…與 사퇴 거부하고 野 비판
韓 "尹 대국민 약속 어겼다" 친윤계와 설전도…권성동 "탄핵 반대가 당론"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국회의 탄핵소추안 발의일인 12일 서울 중구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윤석열 대통령의 4번째 대국민 담화를 시청하고 있다. 2024.12.12/뉴스1 ⓒ News1 김성진 기자

(서울=뉴스1) 박기범 박소은 박기현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계엄의 정당성을 주장하며 탄핵과 수사에 정면으로 맞서겠다고 선언한 가운데, 국민의힘 새 원내대표로 친윤(친윤석열) 핵심 권성동 의원이 선출됐다. 여권 주류가 반 탄핵 기조로 진용을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윤 대통령의 주장을 "범죄 자백"이라며 즉각적인 탄핵을 주장하면서 야권과 뜻을 같이했다. 정국은 윤 대통령 탄핵 찬반 세력의 대회전(大會戰)을 앞두고 있다.

윤 대통령은 12일 오전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했다. 윤 대통령의 출근은 지난 7일 비상계엄 사과 대국민 담화 이후 닷새 만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녹화된 대국민 담화도 발표했다.

담화에서 윤 대통령은 여당에서 나오는 '자진 사퇴' 요구에 응할 뜻이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하며, 야당이야말로 '국헌(國憲) 문란 세력'이라고 비판했다.

윤 대통령은 "도대체 2시간짜리 내란이라는 것이 있나"라며 "질서 유지를 위해 소수 병력을 잠시 투입한 것이 폭동이란 말인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권 행사는 사면권 행사, 외교권 행사와 같은 사법심사의 대상이 되지 않는 통치행위"라고 비상계엄의 합법성을 주장했다.

야당을 향해서는 "거대 야당이 거짓 선동으로 탄핵을 서두르는 이유는 단 하나. 야당 대표 유죄 선고가 임박하자 대통령 탄핵을 통해 이를 회피하고 조기 대선을 치르려는 것"이라고 겨냥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대통령 탄핵 관련 입장 발표를 하고 있다. 2024.12.12/뉴스1 ⓒ News1 김민지 기자

윤 대통령 담화 발표 직전 한 대표는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윤 대통령 탄핵에 찬성했다. 한 대표가 윤 대통령 거취를 언급한 것은 지난 8일 한덕수 국무총리와 함께 '질서 있는 퇴진'을 발표한 지 나흘만이다.

한 대표는 "대통령이 우리 당의 요구와 본인의 일임에 따라 논의 중인 조기 퇴진에 응할 생각이 없다는 것을 확인했다. 임기 등 문제를 당에 일임하겠다는 대국민 약속을 어긴 것"이라고 탄핵 찬성 이유를 밝혔다.

한 대표의 이같은 발언에 일부 의원들은 고성으로 반발했다. 대통령실 출신의 친윤(친윤석열)계 강명구 의원은 "무엇을 자백했단 말이냐 말해보라"고 따졌고, 임종득 의원은 "이 자리가 무슨 자리냐고요"라고 항의했다.

권성동 국민의힘 신임 원내대표가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2024 국민의힘 원내대표 선출 의원총회에서 당선 소감을 밝히고 있다. (공동취재) 2024.12.12/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한바탕 소동 이후 진행된 원내대표 경선에서는 친윤계 5선 권성동 의원이 106표 중 72표를 받으며 당선됐다. 탄핵 정국에서 친윤계가 원내사령탑을 맞는 것이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있었지만 윤 대통령의 탄핵소추안 재의결이 코 앞인 상황에서 당내 다수 계파인 친윤계가 결집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당 중진의원들은 권 의원을 원내대표 추대하기로 했었다. 권 원내대표가자신의 임기를 탄핵 정국 수습까지로 제한한 것도 중립지대 의원들의 표심을 자극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권 원내대표 선출로 당 내홍에 대한 우려는 커지고 있다. 권 의원은 전날 "탄핵 반대가 여전히 당론"이라며 탄핵에 대한 부정적 입장을 전하며 한 대표와 의견이 엇갈린 상황이다. 두 사람의 이견으로 오는 14일 윤 대통령 탄핵 표결에서 당내 내홍은 극심해질 것으로 보인다.

친윤계 중진 윤상현 의원은 한 대표를 향해 "나 살자고 대통령을 먼저 던지는 것은 배신의 정치"라고 비판했다.

pkb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