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은 통치행위" 극우만 보는 與…야, '판 깨질라' 입단속
윤상현 "계엄선포는 고도의 통치 행위"…여권서도 비판
민주, 尹 2차 탄핵 표결 앞두고 원내 언행 주의령
- 구진욱 기자
(서울=뉴스1) 구진욱 기자 =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 소추안 표결 관련 당내 내홍을 겪고 있는 국민의힘 의원들이 시시각각 변하는 국면마다 격한 언행으로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이에 더불어민주당은 싸늘한 비상계엄 사태 관련 여론을 주시하며 윤 대통령에 대한 2차 탄핵소추안 발의에 집중하는 한편, 원내 의원들과 당직자들의 언행 단속에 나섰다.
12일 정치권에 따르면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은 전날 본회의에서 진행된 '윤석열 대통령 위헌적 비상계엄 선포 내란 행위 관련 긴급현안질문'에서 이인호 중앙대 교수의 주장을 언급하면서 "대통령이 설사 직무 판단에 있어서 위헌 행위를 할 지라도 대통령 (직무를) 정지시킬 수 없는 것으로 규정하는 것을 아냐"며 박성재 법무부 장관에게 법률적 검토를 해볼 것을 요구했다.
이어 "김대중 대통령이 북한에 송금했는데 이걸 처벌하지 않은 것은 통치행위이기 때문"이라며 "1997년 대법원 판례를 보면 비상계엄은 고도의 정치 행위, 통치행위로 보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발언을 놓고 민주당 등 야권은 일제히 반발하며 소란이 일었다. 본회의장 안에서는 윤 의원의 질의가 들리지 않을 정도로 한동안 반발이 이어졌고 일부 의원들은 "전두환"을 외치며 비판했다. 일부 여당 의원들마저도 윤 의원의 발언을 단속해달라는 의견을 내비치기도 했다.
앞서 윤 의원은 지난 윤 대통령의 1차 탄핵안 표결 이후 지난 8일 유튜브 채널 '따따부따 배승희 라이브'에 출연해 같은 당 김재섭 의원과 나눴던 대화 내용을 소개하는 과정에서도 한 차례 논란을 일으켰다.
윤 의원은 김재섭 국민의힘 의원이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 표결 불참 이후 자신에게 "형, 나 지금 지역구에서 엄청나게 욕을 먹는다. 어떡해야 하나"라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윤 의원은 "그런데 1년 후에는 다 '야, 윤상현 의리 있어 좋아'(라는 말을 들었다). 그 다음에 무소속 가도 다 찍어줬다"고 답했다고 했다.
해당 발언이 논란이 일자 윤 의원은 "현재 대통령 탄핵을 반대한다고 명확하게 말씀드렸다. 그래서 미래, 또 1년 후 그걸 보고 우리가 하는 것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는 측면에서 말씀드린 것"이라며 사과하지 않았다.
반복되는 여당의 구설수는 이뿐만이 아니다. 박정훈 의원은 전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이재명 정부'를 떠올리면 캄보디아의 흑역사 '킬링필드(캄보디아에서 일어난 대학살)'가 겹쳐진다"며 "이미 최민희 의원은 '움직이면 다 죽는다'고 말하지 않았나"라고 썼다.
반면 민주당은 여론을 의식하며 당내 언행 단속에 나서며 윤 대통령에 대한 2차 탄핵 소추안 표결에 당력을 집중하고 있다. 민주당은 원내 공지를 통해 의원들과 당직자 그리고 보좌진들에게 자극적인 SNS 글 게시 및 언행을 삼가달라고 요청했다.
민주당 지도부와 중진들 역시 국민의힘 의원들의 발언에 대해서도 이렇다 할 입장을 강하게 내지 않았다.
정성호 민주당 의원은 이날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박정훈 의원의 SNS 글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입에 담기는 그렇지만 뭐 눈에는 뭐만 보인다"며 "이런 상황을 누가 만들어냈습니까? 정말 반헌법적인, 불법적인 계엄을 선포하고 내란을 도모했던 게 지금 집권세력 아니냐"고 일축했다.
kjwowe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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