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 컨트롤타워 없어 외통위 열어야"…야당, 긴급 현안질의 요구

여야 간사 협의 불발…야당만 참석한 채 반쪽 외통위
"조태열·김영호 출석 요구…美 상원도 야당에 연락"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야당 의원들이 의사진행 발언을 하고 있다. 야당은 이날 비상계엄 관련 외통위 개의를 요구했으나 간사 합의 불발로 여당과 정부 측이 불참했다. 2024.12.11/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서울=뉴스1) 이비슬 기자 = 야당은 11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를 열고 조태열 외교부 장관과 김영호 통일부 장관 출석을 요구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각 장관들을 대상으로 윤석열 대통령의 12·3 내란 사태에 관한 현안 질의를 할 예정이었지만 여야간 사전 협의가 없었다는 이유로 야당 의원들만 참석해, 회의를 개시하지 못한 채 산회했다.

국민의힘 소속 김석기 외통위원장은 이날 "오늘 회의는 양당 간사 간 협의가 원만히 이뤄지지 않았다는 말씀을 드리게 되어 매우 안타깝다"며 "여야 간사가 빠른 시간내에 협의해, 조속한 시일 내 외통위 전체회의가 원만하게 정상 운영될 수 있도록 바란다"고 말했다.

이재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조 장관과 김 장관 불출석에 항의하는 과정에서 김 위원장은 "제가 알아서 회의를 진행한다"며 이 의원과 고성을 주고받기도 했다.

이재정 민주당 의원은 "모든 외교 라인이 막혔다. 모든 내외빈이 (한국) 방문을 취소하고 심지어 위원장님을 포함한 여당의 위원님들을 만나는 것을 회피하고 있다"며 "위원장님이 일본통이신데 일본의 자유민주당 의원님들이 연락해 오나. 오죽하면 저희 당에 연락해 온다"고 비판했다.

한정애 민주당 의원은 "이제 곧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출범한다. 지금 각국은 미국 행정부의 수반이 바뀌는 상황에 물밑 접촉을 하기 위해 그야말로 초 외교적 역량을 발휘하는 시점"이라며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가 굳건하게 살아 회복력이 튼튼하다는 것을 저희가 외통위를 통해 보여 줘야 한다"고 말했다.

차지호 민주당 의원도 "미국, 유럽의 정치 그룹들이나 외교관들이 왜 외통위에 공식적으로 연락하지 않고 개별 위원들에게 연락을 하냐"며 "왜 제가 미국 상원 의원의 연락을 직접 받아야 하느냐"고 항의했다.

차 의원은 "비상상황에는 국회가 나서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외통위가 가장 대표성 있는 위원회"라며 "지금 국민의 기대는 외교 기능이 멈췄을 때 국회가 이것을 어떻게 회복하는가의 문제다. 위원장님은 다시금 여야 충돌의 문제로 환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재강 민주당 의원도 "지금 외교의 컨트롤 타워가 없다. 우리 상임위가 해야 한다"며 "계엄 명분을 쌓기 위해 벌인 정부의 내란동조행위에 대해 국정조사 필요성을 제기한다"고 했다.

야당 간사인 김영배 민주당 의원은 이날 국회법을 근거로 김석기 위원장 권한을 자신에게 위임하라고도 주장했다.

김영배 의원은 "국회법 제50조는 위원장이 궐위될 때나 위원회 개회 또는 의사 진행을 기피할 때 (여야) 간사 중 소속 의원 수가 많은 교섭단체 간사가 (위원장을) 하게 돼 있다. 제가 그 간사"라며 "위원장께서 (회의가) 필요하다고 인정하지 않는다면 거기에 따른 조치를 강구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야당은 김 위원장 및 여당 간사와 회의 개최를 위한 논의를 이어갈 예정이다.

b3@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