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 '탄핵 찬성' 이탈 속 투톱 자리싸움…야 "감액 예산 처리"

與 중진 '권성동 추대' vs 한동훈 '반대'…김상욱 "탄핵 찬성"
野 "내년 예산 부족하면 추경"…여야정 비상경제점검회의 제안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예결위 회의장에서 열린 비상의원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2024.12.10/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서울=뉴스1) 조현기 김경민 이비슬 임윤지 기자 = 비상계엄 사태가 일주일째 맞이한 가운데 여당은 윤석열 대통령의 퇴진 시점 및 잇따르는 탄핵 찬성 발언으로 혼란상에 빠져들었다. 신임 원내대표 추대를 둘러싼 계파 갈등까지 겹치며 정국 수습은 커녕 내분 양상만 불거지고 있다.

이번 주말 윤 대통령에 대한 2차 탄핵소추안 투표를 예고한 야당은 '감액 예산안'도 이날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시키겠단 구상이다. 또 여야정 비상경제점검회의를 구상하자고 제안했다. 여당 의원들에게 오는 14일 2차 탄핵 표결에 참여해줄 것으로 재차 요청하기도 했다.

與 중진들 '친윤' 권성동 원내대표 추대 움직임 vs 한동훈 "부적절"…김상욱 "탄핵 찬성"

10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 중진의원들은 이날 오전 친윤(친윤석열)계 5선 중진 권성동 의원을 차기 원내대표로 추대하기로 뜻을 모았다. 5선의 나경원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중진 회의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권 의원에 대해 "협상력, 추진력이 있다"며 "중진들은 권성동 의원이 적합하다고 의견을 모았다"고 했다.

같은 회의를 마치고 권 의원은 "아직 결정을 못 했다"면서도 "중진의원 전부는 아니고 다수 의원께서 어려운 상황에 그래도 원내대표 경험이 있는 제가 원내대표가 돼서 어려운 당의 상황을 잘 조정하고 의원들의 심부름꾼이 되라는 말씀을 주셨다"고 말했다.

친한(친한동훈)계는 즉각 반발했다. 중진회의에서 친한계 6선 조경태 의원은 반대의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재선의 배현진 의원도 "우리가 '중진의 힘'은 아니지 않냐"며 권 의원을 추대한 중진들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을 보였다.

한동훈 대표 역시 "중진 회의가 결정할 수 있는 건 아니다"라며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윤 대통령 탄핵안 투표에 불참해 역풍을 맞고 있는 여당 내 동요도 점점 커지고 있다. 김상욱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 기자회견을 열고 오는 14일 예정된 두번째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의결에 찬성 표를 행사하겠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반헌법적·반민주적 비상계엄을 기획한 대통령에 대한 차회 탄핵 표결에 찬성한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지난 7일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 첫 표결 당시 같은 당 안철수·김예지 의원과 함께 표결에는 참여했지만 당론에 따라 탄핵 반대표를 던졌다. 이번에는 찬성 표를 던지겠다는 입장을 못박았다.

안 의원과 김 의원 역시 지난 9일과 8일 각각 외신과 인터뷰에서 찬성표를 밝힌 소회를 밝히며 탄핵 찬성 입장을 분명히 했다. 안 의원은 BBC와 인터뷰에서 "다시 민주당이 탄핵안을 내고 여당에서도 제대로 된, 질서 있는 퇴진을 위한 구체적인 계획을 내놓지 않는다면 저는 차선책이지만 탄핵에 찬성할 수밖에 없다"며 14일 탄핵 투표에 찬성표를 던지겠단 입장을 밝혔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대장동 배임·성남FC 뇌물' 혐의 관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4.12.10/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이재명 "예산 오늘 처리" "여야정 비상경제점검회의 구성"…14일 與 표결 참여 촉구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정기국회 마지막날인 오늘 예산안 처리를 끝내겠다"고 밝혔다. 모자란 예산은 향후 추경 편성을 통해 충당하면 된다는 구상이다.

민주당은 7000억 원 추가 삭감안(총 4조 8000억 원 삭감)보다는 기존 4조 1000억 원 감액안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당초 민주당은 정책위원회 차원에서 대통령실 사업비, 전직 대통령 경호 관련 예산 등 추가 감액 소요를 발굴해 7000억 원을 추가 삭감하는 방안을 검토했다.

예결위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전날 민주당 지도부에 예결위에서 처리한 수준인 4조1000억 원 감액으로 처리하자는 의견을 전달했다. 예결위 소속 한 의원은 전화에서 "지금은 예산 이슈보다는 탄핵에 집중해야 할 시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민주당 원내 관계자도 "조금 더 감액할 가능성은 있지만 4조1000억 원 감액된 예결위 안으로 가지 않을까 싶다"며 "10일 본회의에 상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날 "여야정이 3자의 비상경제점검회의를 구성하기를 요청 드린다"는 제안도 내놨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내놓은 당정 국정 공동운영 구상을 일축한 대안을 내놓은 셈이다.

이 대표는 "사실상 무정부상태다. 그리고 여당은 이 상황을 이용해서 정치적 이익을 취하겠다고 경거망동하고 있다"며 "여야, 정부 3자가 모여서 최소한 경제만큼은 함께 대안을 만들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 대표는 "14일 2차 탄핵 표결에 헌법과 국민의 뜻에 따라 당당하게 투표하라. 국회 앞 광장에 울려퍼지는 시민들의 절절한 외침에 더는 외면하지 마라"며 "토요일 대한민국 정상을 위해서 민주당은 국민과 함께 불확실성을 반드시 종식 시키겠다"고 다짐했다.

한편 이날 국회 일정을 마친 이 대표는 이날 오전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대장동 배임·성남FC 뇌물' 혐의 관련 공판에 출석했다.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이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예결위 회의장에서 열린 비상의원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2024.12.10/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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