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사퇴' 대선시계만 바라보는 여야…임기종료 '시간 싸움'
'尹 퇴진' 여야 기정사실화…'조기 대선' 시기 두고 신경전
이재명 2심 선고 기다리는 與…여론 악화 속 조기 대선 기대하는 野
- 서상혁 기자
(서울=뉴스1) 서상혁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의 '퇴진' 시점을 두고 여야의 대립이 첨예하다.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야당은 즉각적인 탄핵 또는 하야를 주장하는 한편, 여당은 6개월의 시간을 두고 '질서 있는 퇴진'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6개월 이내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공직선거법 2심 결과가 나오는 만큼, 시간을 두고 여야가 시간과의 전쟁을 벌이는 모습이다.
9일 여권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이날 오전부터 의원총회를 열고 윤석열 대통령의 퇴진 시점을 두고 마라톤 회의에 들어갔다. 회의에선 책임총리제·임기단축 개헌, 탄핵소추안 찬성, 하야, 내란죄 특검법 선발의 등 다양한 의견이 제기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의힘 내부의 주류 의견은 '적어도' 당장 대선에 들어가는 건 안 된다는 것이다. 윤 대통령과 여권을 향한 민심이 극도로 나빠진 상황에서 대통령 선거를 치르는 건 '자멸'이라는 공감대가 있다.
여당이 생각하는 퇴진 시점은 앞으로 최소 6개월 후다. 앞으로 6개월이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2심 결과를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당에선 이 대표가 2심에서도 피선거권 박탈형을 선고받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는데, 예상대로 판결이 나올 경우 주도권을 어느정도 되찾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여권 관계자는 "일단 고비를 좀 넘긴 후에 이재명 대표의 2심 결과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며 "여권 안에서도 윤 대통령을 향한 여론이 매우 안 좋지만, 그래도 싸워보지도 않고 더불어민주당에 정권을 줄 수는 없지 않느냐"라고 했다.
한동훈 대표가 들고나온 '책임총리' 역시 6개월 연착륙 방안 중 하나다. 한 대표는 전날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대통령 퇴진 전까지 국무총리가 당과 긴밀히 협의해 민생과 국정을 차질 없이 챙길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지난 7일 탄핵소추안 표결에 여당 의원들이 대규모 불참한 것을 두고 국민적 지탄이 거세지고 있는 데다, 책임총리제를 통한 국정 운영 역시 위헌 논란이 제기되고 있어 여당 내부에선 하야나 탄핵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통상 탄핵 심리에는 3개월가량 소요되는 만큼, 현 시점에서 탄핵소추안 통과 시 이르면 내년 5~6월 대선을 치를 수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으로 인한 후유증을 아직도 겪고 있는 만큼, 탄핵 시나리오에 준해 여당이 대통령실에 '탄핵 스케줄'을 요구할 가능성도 있다. 현행법상 탄핵 심리, 하야 후 60일 이내에 선거를 치러야 한다. 이 대표의 재판과 관계없이 여론을 감안해 시계를 더 앞당겨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야당에선 여당에 시간적 여유를 주지 않을 태세다. 윤 대통령을 향한 국민적 여론이 최고조에 이른 만큼, 서둘러 탄핵을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본인의 안위와 영화를 위해 대한민국의 미래와 국민의 삶을, 특히 경제를 망치는 것을 그만둬야 한다. 즉각 사퇴해야 한다"고 했다.
특히 책임총리제 등 여권에서 나오는 출구전략을 겨냥해 "대통령이 사퇴하지 않을 경우 대비책으로 이상한 쓸데없는 얘기를 하지 말고 이번 토요일(14일) 탄핵 의결에 참석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당은 오는 11일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2차 탄핵소추안을 발의한다. 민주당은 늦어도 14일에는 임시회를 열어 윤 대통령에 대한 2차 탄핵소추안 표결에 돌입할 예정이다. 윤 대통령의 내란 혐의를 조사할 상설특검도 이날 야당 단독으로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처리했다. 10일 본회의에 올리겠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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