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탄핵 결심'에 우왕좌왕 국힘…"불가피" vs "질서있는 퇴진"
한동훈 "비상계엄 재연될 우려 커"…조경태·안철수 공개 찬성
'탄핵 공포' 중진들 반대 기류…"대표 한 사람이 당론 뒤집어"
- 서상혁 기자
(서울=뉴스1) 서상혁 기자 =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윤석열 대통령 탄핵 '불가'에서 '찬성' 입장으로 선회하면서 '반대 당론'을 정한 여당이 다시 둘로 나뉘고 있다. 친한계에선 한 대표의 뜻대로 "조속한 직무 정지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인 반면, 당내 중진들은 "사실관계 확인이 먼저"라고 맞서고 있다. 일각에선 "한 대표가 당론을 뒤집었다"는 불만도 나오고 있다.
한 대표는 이날 오전 긴급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하며 "대한민국과 국민을 지키기 위해 윤석열 대통령의 조속한 직무정지가 필요하다"며 "대한민국 대통령직을 계속 수행할 경우 이번 비상계엄과 같은 극단적 행동이 재연될 우려가 크다"고 했다.
한 대표에 따르면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3일 비상계엄 선포 당시 충암고 후배인 여인형 방첩사령관에게 주요 정치인을 '반국가세력'이라는 이유로 체포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대표는 윤 대통령의 2차 계엄 가능성도 시사했다.
이미 국민의힘은 전날 의원총회를 통해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 때 '반대'표를 던지기로 당론을 정한 바 있다. 하지만 한 대표가 이를 번복하면서, 여당 내 탄핵 찬반 논의에 다시 불이 붙은 모습이다.
친한계(친 한동훈계)는 한 대표의 뜻대로 탄핵에 찬성하는 분위기다. 6선 조경태 의원은 이날 오전 원내대표 중진 간담회가 끝난 후 "비상계엄을 통해 많은 국민을 불안에 떨게 하고 또 피해 입힌 그런 측면을 봐서도 대통령의 직무를 연장하는 건 옳지 않다"고 했다.
친한계는 아니지만 안철수 의원도 "윤 대통령이 내일까지 퇴진 의사를 밝히지 않으면 탄핵에 찬성표를 던지겠다"고 했다.
반면 나머지 중진들 사이에선 아직 '반대' 기류가 강하다. 몇몇 의원들 사이에선 "한 대표가 당론을 혼자 뒤집었다"는 성토도 나온다.
윤상현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저는 대한민국 체제를 붕괴시키는 것이라 (탄핵에) 엄청나게 반대했다"고 했다고 했다. 나경원 의원도 "진실을 파악해 보아야 할 때"라며 "그리고 이미 당론으로 탄핵 반대 입장은 정해져 있었다"고 강조했다.
모 초선의원 역시 "어차피 윤 대통령은 직무를 수행할 수 없다"며 "임기단축 개헌을 통해 질서 있게 마무리하는 것이 최대한 혼란을 피하는 방법"이라고 반대 의사를 전했다.
여당 내 기류가 변화하면서 더불어민주당은 오는 7일 오후 7시에 예정된 윤 대통령 탄핵 표결을 2시간가량 앞당기는 방안을 고민 중이다.
국회법에 따르면 탄핵소추안이 국회 문턱을 넘기 위해선 200표가 필요하다. 범야권 의석이 192석인 점을 고려하면 여당 내 8표의 이탈표만 나오면 의결이 된다. 친한계만 움직여도 의결된다는 의미다. 탄핵소추안이 의결되면 윤 대통령은 즉시 직무가 정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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