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란 방조범' 문자 폭탄에 국힘 몸살…"지우고 지워도 수천 건"

민주노총 '윤 대통령 탄핵 촉구' 문자 링크 진원지 추정
국힘 "개인정보 유출·업무방해 강력한 법적 조치"

민주노총이 개설한 문자 메시지 보내는 링크 화면 캡처

(서울=뉴스1) 박기호 박소은 신윤하 기자 = "내란 방조범으로 역사에 남고 싶으신가요. 제발 탄핵"

국민의힘의 한 의원이 수백건 받은 문자 메시지 중 하나다. 5일 국민의힘 의원들을 상대로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에 찬성하라' 문자 폭탄이 쏟아지고 있다. 국민의힘이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에 대한 반대 당론을 확정하자 일어나는 현상이다.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는 국민의힘 의원의 휴대전화 번호와 함께 탄핵을 요구하는 문자를 보내자는 게시글이 계속 올라오고 있다. 이재명 대표 팬카페인 재명이네마을에도 '뭐라도 하자'며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에게 문자를 보내달라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문자 메시지에선 윤 대통령 탄핵안에 찬성표를 던지라고 요구하고 있다. '구국의 영웅으로 남을지, 내란 방조범으로 남아 처벌 받을지의 갈림길'이라는 글도 있다. 일부에는 욕설과 조롱도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의힘의 한 의원은 "유사한 내용으로 문자가 계속 온다"며 "문자를 계속 지우는 중인데 현재 수천 건이 쌓였다"고 하소연을 했다. 계속되는 문자 폭탄에 휴대전화 전원을 꺼놓는 의원들도 있다고 한다.

문자 폭탄이 윤 대통령 탄핵안에 찬성 입장을 밝힌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에게 향하기도 했다. 이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문자 폭탄이 갑자기 날아드는데 개혁신당 소속 의원 전원은 이미 윤석열 탄핵안 발의에 동의하고 도장 다 찍었는데 도대체 누가 허위 사실로 선동했는지 한심하다"고 꼬집었다.

그는 "유튜브에서 누가 이상한 소리 떠든다고 그게 진실이 아니다"라며 "그런 허위 정보에 낚여서 식칼 사진 보내고 육두문자 보내는 것은 뭐냐"고 비판했다.

여권에선 민주노총이 개설한 문자 메시지 링크가 문자 폭탄 현상의 진원지라고 지적한다. 민주노총은 국민의힘 의원들에게 탄핵을 촉구하는 문자를 보내는 링크를 개설했다. 이 링크에 접속하면 '윤석열 탄핵 촉구 문자 행동'이라는 글귀와 함께 의원들에게 자동으로 문자 메시지를 보낼 수 있는 창이 뜬다. 실제로 해당 창을 누르면 자동으로 문자 메시지가 생성된 채 보낼 수 있는 창이 떴다.

국민의힘의 한 의원은 "문자메시지가 여러 시나리오가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이 시스템에 대해 "개인 정보통신망법 위반일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은 "현재 개인 정보인 국회의원의 휴대전화 번호를 무단 사용해 조직적, 집단적으로 문자를 발송하는 위법 행위가 발생하고 있다"면서 "개인 정보 유출과 업무 방해 등 불법적인 행태에 대해선 강력한 법적 조치를 진행하겠다"고 경고했다.

goodda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