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친윤 공세에 '양날검' 든다…'당무감사·명태균TF'
내년 2월께 당무감사…원외 당협위원장 대규모 물갈이 가능성
당내 명태균 의혹에도 칼 빼들어…당 장악력 키울 핵심 고리
- 서상혁 기자
(서울=뉴스1) 서상혁 기자 =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당원 게시판 등 친윤(친윤석열)계의 계속된 흔들기에 대응해 본격적인 당 기강 잡기에 나선다.
당 지도부는 조만간 당무감사에 착수하는데 과거보다 평가 기준이 강화됐다는 점에서, 원외 당협위원장의 대규모 물갈이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에 더해 여론조사 태스크포스(TF)를 가동해 명태균 씨와 관련한 당내 의혹을 파헤칠 방침이다.
3일 여권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내년 2월께 시·도당과 당원 협의회를 대상으로 당무감사를 실시할 계획이다. 당무감사란 당원 증감 등 당협위원장의 당원협의회 관리 실태 점검으로 매년 진행되는 절차다. 한동훈 대표 체제 들어선 처음이다. 유일준 변호사가 위원장을 맡는 '당무감사위원회'가 주도한다.
당초 지도부는 내년 4월 정도에 당무감사를 시행할 계획이었다. 다만 공석인 당협위원회가 30여개나 되는 데다, 내후년 지방선거를 대비해 원외 조직을 빠르게 재정비하는 차원에서 2개월가량 앞당기기로 했다.
이번 당무감사에는 '당원협의회 활동사항 정기 보고'가 기초 자료 중 하나로 활용될 예정이다. 한동훈 지도부가 당협위원회 활동 강화 차원에서 시행한 일종의 '수시 평가'로 지난 9월부터 2개월 간격으로 보고받고 있다. 지난 11월 5일 첫 보고가 이뤄졌다.
보고 항목은 △당원 조직 △당원 활동 △정책 활동 △언론 활동 △홍보 활동 △청년 활동 등 6가지로 당원 증감, 책임당원 전환 비율, 지역 숙원사업 추진, 방송 매체 출연 등 미디어 활동,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활성화, 청년 소통 활성화 등이다.
정기보고가 신설되면서 여당 안팎에선 어느 때보다 강도 높은 당무감사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특히 원외 당협위원장 사이에선 '물갈이' 될 것이란 긴장감도 흐른다. 모 원외당협위원장은 "미디어 활동 등 다양한 활동을 요구하고 있어, 많이 부담되는 건 사실"이라며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당혐위원장들이 많을 것"이라고 했다.
일각에선 한동훈 대표가 당무감사를 고리로 본격적으로 당 장악력을 키울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당원 게시판 의혹 등 친윤계의 '흔들기'가 계속되는 만큼, 높은 강도의 당무 감사로 기강을 잡겠다는 것이다.
모 국민의힘 의원은 "당무감사는 공천 기초자료가 된다는 점에서 현역 국회의원도 신경을 안 쓸 수가 없다"며 "한 대표가 당무감사를 계기로 당 장악력을 더 키우지 않겠나"라고 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당무감사는 당 대표의 가장 주요한 인사권"이라며 "사실상 기강을 잡아가는 것"이라고 했다.
한동훈 대표는 당내 명태균 의혹에 대해서도 칼을 빼 들었다. 전날 국민의힘은 유의동 여의도연구원장을 중심으로 한 '여론조사경선 TF' 첫 회의를 열었다.
명태균 씨가 대통령 선거와 지방선거, 총선 등에서 여권 주요 인사에게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이 동시다발적으로 제기되면서 진상을 파악하기 위해 한 대표 지시로 만들어졌다. 친윤계를 포함해 당내 유력 인사들이 연루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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