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 보호" 같은 명분, 다른 해법…자본시장법 여야 합의 '열린 결말'
이재명 "합리적 핀셋 규제면 상법 개정 안 해도 돼"
- 김경민 기자
(서울=뉴스1) 김경민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연일 상법 개정안 처리에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정부·여당에선 상법 개정안 대신 자본시장법 개정안을 밀고 있어 협상 난항이 예상된다. 소액주주 보호란 큰 틀의 목적은 동일한 만큼 극적 합의 여지도 남아 있다.
3일 정치권에 따르면 상법 개정안을 당론으로 채택한 민주당은 정기국회 내 통과를 벼르고 있다.
현행 상법은 이사의 충실 의무 대상을 회사로 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이사회가 소액 주주의 이익이 침해될 수 있는 물적 분할·인수합병(M&A) 등을 의결하더라도 법적으로 이사는 책임을 지지 않는다.
민주당 상법 개정안의 핵심은 이사의 주주 충실 의무에 더해 집중투표제, 감사위원 분리 선출 규모 확대다. 모두 소액 주주 보호 장치로 꼽혀왔던 부분이다.
이 대표는 이와 관련한 일정을 부쩍 늘려가며 상법 개정 명분쌓기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 달 국내주식시장 활성화를 위한 일반투자자 간담회에 이어 대한민국 주식시장 활성화TF 현장 간담회에 참석했다. 오는 4일엔 상법 개정 공개 토론회를 직접 주최하기로 했다.
정부·여당은 민주당의 상법 개정안이 지나치게 기업의 자율성을 위축 시킬 수 있다며 자본시장법 개정안으로 맞서고 있다.
상법과 자본시장법 개정안의 궤는 같지만 가장 큰 차이점은 적용 대상이다. 자본시장법은 상장사에 한정되나, 상법은 상장사·비상장사 상관 없이 모든 회사로 넓어진다. 정부여당은 광범위하게 영향을 미치는 상법 개정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일상적인 경영활동의 불확실성을 해소하기 위해선 자본시장법 '핀셋' 개정이 더 합리적이라고 판단한다.
국민의힘이 정부안을 토대로 발의할 자본시장법 개정안엔 주권상장법인 간 합병시 기존 가액 산정기준이 아닌 주식 가격·자산 가치·수익 가치를 종합적으로 고려하고, 상장기업의 물절 분할 후 자회사 상장시 모회사 주주에게 주식을 우선 배정하도록 했다.
이 대표가 선제적으로 합리적 자본시장법 개정을 전제로 협의 가능성을 열어둔 만큼 일각에선 자본시장법으로 의견을 모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 대표는 지난 달 28일 간담회에서 "원래는 자본시장 쪽을 개정하는 게 정확하고 맞는 것이긴 한데 (국민의힘이 위원장으로 있는) 정무위 소관이라 그 쪽에 맡겨놓으면 될 리가 없다"며 "상법 개정을 저희가 하되 합리적인 핀셋 규제를 할 수 있는 자본시장법 개정이 실제로 이뤄지면 굳이 상법 개정을 안 해도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역으로 과거 민주당 수준의 상법 개정 추진 의사를 밝혔던 국민의힘이 상법 개정안을 중심으로 협상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도 있다.
여야 합의가 불발될 경우 단독 과반을 가진 민주당이 상법 개정안을 밀어붙일 가능성이 있다는 점도 여당에서 고심하는 부분으로 꼽힌다.
km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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