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본회의서도 감액안 충돌…"증빙 없이 마구 써" vs "이재명 방탄"
민주 허영 "철저히 무시당한 예산심의권 바로잡는 과정"
국힘 구자근 "무도한 민주당 똑똑히 지켜봐 달라"
- 서상혁 기자, 신윤하 기자, 한병찬 기자
(서울=뉴스1) 서상혁 신윤하 한병찬 기자 = 국회 본회의에서 야당 주도의 감액 예산안을 두고 여야가 고성 공방을 벌였다.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적 의혹을 해소하고 국회의 예산 심의권을 제대로 확보하기 위해 특활비를 감액한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국민의힘은 "이재명 대표의 방탄용 예산 삭감"이라고 맞섰다.
허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일 오후 열릴 국회 본회의에서 민주당의 감액 예산안을 두고 "철저히 무시당한 국회의 예산 심의권을 바로잡고자, 회복하고자 지금의 과정을 거치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예비비를 보면 정부는 마치 재해, 재난에 대응할 수 없도록 삭감했다고 주장하는데 전혀 그렇지 않다"며 "정부는 재난 대비를 위해 일종의 외상비로 1조 5000억 원의 재해대책비를 추가로 편성해놨고, 그것으로 충분히 지출해 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예결위원회 기간 특활비, 특경비 등을 전부 분석해 보니 무려 2조 1232억 원, 그중 6대 권력 기관이 쓰는 정부비가 2조 200억 원이 넘었고, 지출이 증빙되는 특경비를 제외하더라도 1조 1000억 원이 아무런 지출 증빙 없이 마구 쓰여 있었다"고 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민주당 주도의 감액예산안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방탄용'이라고 비난했다.
구자근 국민의힘 의원은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지금 대한민국 헌정사에 초유의 일이, 새로운 역사가 민주당에 의해 쓰이고 있다"며 "민주당 의원님 여러분들 부끄럽지 않나. 이재명 대표 방탄을 위해서 하는 것 아닌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우리는 치열하게 고민하고 열심히 했는데, 그렇게 치열하게 논의했던 게 한두시간 전에 바뀌었다"며 "그 누구의 윗선의 지시가 없었으면 두 시간 전에 바뀔 수 있겠나"라고 했다.
그러면서 "원칙과 기준도 없이 자르다 보니 청년 정책 통합 플랫폼 구축 예산, 전 국민 마음 투자, 아이 돌봄 지원 수당 깎고, 국내 R&D 기업 깎았다"며 "국민 여러분 민주당이 얼마나 무도한지 똑똑히 지켜봐 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여야 의원들은 허영 의원과 구자근 의원의 발언 한마디 한마디마다 고성을 지르며 항의했다. 구자근 의원 발언 땐 민주당 의원들이 삿대질하며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한편 우원식 국회의장은 이날 본회의에 상정할 내년도 예산안을 오는 10일까지 미루겠다고 했다.
우 의장은 이날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예산결산특별위원회가 의결한 예산안이 본회의에 부의돼 있지만 고심 끝에 오늘 본회의에 예산안을 상정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hyu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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