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맘대로 쓰는 예비비 편성 4.8조 절반 깎은 게 대부분"
감액 예산 여야 극한 대치에…"예비비 1.5조 넘은 적 없는데 5조 가까이 편성"
"어디 썼는지도 모르는 특수활동비 삭감했다고 살림 못하겠단 것 당황스러워"
- 문창석 기자, 구진욱 기자, 한병찬 기자
(서울·대구=뉴스1) 문창석 구진욱 한병찬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일 정부 예산 편성안에 대해 재정 상태가 어려운데도 다른 국가에 돈을 빌려주고 예비비를 과하게 편성했다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정부여당을 향해 '이재명표' 예산인 지역사랑상품권 예산을 수용하라며 이 대표를 지원사격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대구에서 가진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우크라이나에 한국 정부가 3조 원 가까이 빌려주기로 했다"며 "말로는 전쟁을 치르는 국가에 빌려준다고 하지만 사실상 못 받는다고 봐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3조 원이 지금 대한민국 서민 경제에 얼마나 큰 도움이 되겠나. 대구 신공항, 광주공항 이전 문제 다 해결하고도 남을 돈"이라며 "얼마 전에는 아프리카에 차관 1조 원을 면제해줬고, 해외 순방 도중 싱가포르에서도 1억 달러를 쾌척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정부 예산 편성안에 대해서도 "예비비를 4조 8000억 원 편성했는데, 이건 아무 때나 아무 용도나 꺼내 쓰겠다는 것"이라며 "지금 재정 상태가 얼마나 어려운데 무려 5조 원 가까운 예비비를 편성해놓느냐. 코로나 이후 연간 사용된 예비비가 1조 5000억 원을 넘은 예가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무려 4조 8000억 원을 편성해 차라리 이 중 절반은 깎아서 나라 빚 갚고 이자라도 좀 면제받자고 해서 2조 4000억 원을 삭감한 게 이번 예산 삭감의 대부분"이라며 "(예산 삭감은) 어디다 썼는지도 모르는 특수활동비를 삭감한 것인데, 이것 때문에 살림을 못하겠다고 하는 건 사실 좀 당황스러운 얘기"라고 평가했다.
이 대표는 "증액을 안 해줘서, 협상을 안 해줘서 문제라는 (정부 측 주장은) 정말 황당한 얘기다. 정부가 필요했으면 예산안을 냈어야 한다. 이제 와서 올리지 않은 게 말이 되나"라며 "한두달 사이에 정부 정책 상황이 그렇게 바뀐 건 아닐테고, 무능했거나 아니면 뭔가 다른 작전을 쓰다가 문제가 된 것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예산 삭감의 필요성을 언급한 반면 민주당 최고위원들은 지역예산 확대를 주장하며 이 대표를 지원사격했다.
허소 민주당 대구시당 위원장은 "집권여당은 숨 넘어가기 일보 직전의 대구 지역 경기를 살리기 위해 어떤 정치를 하고 있느냐"며 "민주당이 통과시킨 지역사랑상품권 2조 원 예산만큼은 동의해달라"고 촉구했다.
전현희 최고위원은 "언제부터 대통령·검찰 특활비가 민생 예산인가"라며 "대통령실과 국민의힘의 민생 예산 살리기가 진심이라면 지역사랑상품권 같은 진짜 민생 예산 증액에 동의부터 하라"고 지적했다.
김병주 최고위원은 "도소매업 불황은 재화 소비가 부진을 거듭한데 따른 결과다. 지역화폐를 발급하면 소비가 늘어나고 도소매업은 활기를 되찾게 되며 중소기업도 살아난다"며 "골목상권과 도소매업, 중소기업과 내수까지 살리는 유일한 해결책은 지역화폐"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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